오원택(함양경찰서 경무계 경위)
최근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가게대출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은행, 저축은행, 캐피털, 카드사 및 금융회사 직원을 사칭한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 전화(문자) 사례가 늘고 있어 국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많은 사람들이 ‘보이스피싱, 나는 쉽게 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전화를 받아보면 보이스피싱을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이스피싱 피해액을 보면 2015년 2444억, 2016년 1924억, 2017년 2431억원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피해액은 444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올해의 피해액은 이를 훨씬 상회하는 6000억원이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양한 보이스피싱 사례 중에서도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에 대해 특히 주의가 요구되며, 최근 유행하는 방식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먼저 “고객님 통장에 송금해줄 테니 돈을 찾아 돌려주시면 실적이 올라가서 대출이 가능하다”고 유혹한다. 이 방식은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을 받기 어려운 사람을 속여 보이스피싱 범죄 현금인출책으로 이용한 케이스이다. 타인의 통장에 돈을 송금하고 이를 현금으로 인출하는 방식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대포통장을 마련하는 전형적인 수법으로, 피해자는 오히려 보이스피싱 범죄를 방조했다는 혐의를 받아 경찰조사과정에서 피의자로 분류될 수도 있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마지막 방법은 기존 대출금을 불러주는 계좌로 먼저 갚으면 저금리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 방식은 저금리 대환대출을 미끼로 기존 대출액의 일정 비율의 돈을 특정 계좌로 상환하여 탈취하는 수법이다. 대환대출 사기범은 특정 금융회사를 사칭해 ‘기존에 받은 대출 금액 일부를 우리에게 전달하면 이를 상환처리 하고 더 낮은 금리와 높은 추가 한도로 대출을 실행해주겠다’고 하여 피해를 유도한다.
이러한 수법으로 대출 사기를 당하는 피해자 대부분은 혹시 대출 사기가 아닐까 반신반의하면서도 급한 마음에 통장과 현금카드를 넘기고 신용회복비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돈을 보낸다.
대출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대출을 해 준다는 전화가 오면 바로 끊고 문자가 오면 연락하지 않으면 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하여 얼마를 대출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순간 대출 사기를 당하게 되는 것이다.
“직접 대면하지 않고 담보나 신용 없이 누가 나에게 전화상으로 수백만 원, 수천만 원 대출을 해 줄까”만 생각하면 대출 사기를 사전에 방지하고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오원택·함양경찰서 경무계 경위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