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남명을 말하다
다시 남명을 말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10.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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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준(진주동명고등학교 교장)
올해는 남명 조식(1501~1572)선생 탄신 518주년이다. 이를 기념하여 다양한 행사가 있었는데, 그 중 지난 주말 산청 남명선비문화축제가 대표적이다. 주지하는바 남명은 조선 초기를 대표하는 성리학자이자 지행합일에 바탕한 실천궁행을 모범보인 학자였고, 개인적 이익을 멀리하면서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은 ‘선비정신의 표상’이셨다.

우리는 근자의 한 장관의 임명과 사퇴를 보면서 다시 남명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 장관은 어려서부터 영민했고 외모도 출중했으며 학력과 언변은 물론 문장력도 탁월했지만 그가 살아온 삶이나 처신은 그의 ‘앎’과는 괴리가 너무나 컸다. 일부에서 말하는 검찰의 과잉수사도 문제가 없지 않지만 문제의 본질은 한 개인과 그 가족의 일탈이었다. 즉 ‘앎’과 ‘행동의 불일치’가 국민들의 공분을 자아내었다. 이는 바르지 못한 인성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학생들에게 진정한 인성을 함양하고 앎을 실천할 수 있는 근거로 남명을 거론하는 것이다.

지난달 경남일보와 몇 단체에서 ‘남명 조식의 학문·사상 계승 양상 인식 조사’를 진행했는데, 결과는 남명에 대한 인지도가 25.5%로 상당히 낮았다. 특히 남명을 아는 경남도민 비율이 29%로 전북(35%)보다 낮았는데, 이는 경남의 중부와 동부지역이 전국 평균보다 낮은 수치를 보여 실망이 컸다. 하지만 인지도가 낮긴 하지만 지행합일 인성교육엔 남명사상만한 것이 없다.

남명사상의 보급과 확산을 위해서는, 최근 경상대학교 최정혜교수가 제안한 ‘지역사회 인물알기 교육’을 학교에 적용함이 적절할 것이고, 일반인을 위한 방법으로 국제학술제나 논문집 발간 등 전문적인 분야의 역할도 중요하겠지만 나는 묶음관광을 제안한다. 즉 한국선비문화연구원에서 이론교육을, 덕천서원과 산천재에서 현장 학습을, 그리고 접근성 좋은 곳에서 ‘마당극 남명’을 상설 공연하여 남명사상을 이해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만든다면 훨씬 대중들이 가까이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욕심을 조금 더 부린다면 남명사상의 요체일 수 있는 ‘신명사도’를 입체 공간화한 ‘(가칭) 신명사(神明舍)’를 건립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문형준·진주동명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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