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명정(진주YWCA사무총장)
‘3.8 세계여성의 날’ 상징이기도 한 보라색은 빨강과 파랑 비율이 4:6은 되어야 그 색깔은 빨강도 파랑도 아닌 보라가 된다. 유리천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결코 깨트릴 수 없는 장벽’ 이라는 의미로 여성들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표현할 때 쓰인다.
우리나라는 OECD회원국 중 남녀임금격차, 의회 내 여성비율 등 10개 지표를 종합해 ‘여성의 유리천장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이다.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여성 일자리 창출, 젠더폭력예방 등에 대한 성 평등한 의정활동을 위해서 여성의 정치 대표성 확대는 꼭 필요하다.
전·현직 여성의원들은 말한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권력이나 명예에 대한 동기가 아닌 더 나은 삶과 지역사회를 바꾸려는 절실함을 갖고 활동을 하다가 정치에 입문하게 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여성이 정치에 참여하기에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정치영역은 아직까지 보수적이며 가부장적이라 정치신인으로서 여성이 진출하기에 쉽지가 않고 여성의원이면서 또 소수정당 의원인 경우 더욱 활동이 어렵다.
진주시의 경우, 2006년 정당공천제 기초의회 확대로 인해 진주시의회 여성의원 존재가 처음 등장했고 여성의원 진출로 의회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다.
스웨덴, 프랑스의 여성 국회 의원비율이 40∼50%를 넘어선 데에는 법과 제도를 만들었기 때문이며 프랑스의 경우, 각종 선거에 남녀후보가 동수가 되도록 하는 남녀동수법이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마련돼 있는 제도적 장치인 여성할당제, 여성의무공천제, 정치신인에게 부여하는 가산점제도를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성평등사회는 일종의 공공재이다. 일·가정 양립이 이뤄지면 개인뿐 아니라 가족 모두 혜택을 누린다. 성 평등은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녀 모두를 위한 길이고 다음세대에게 남겨줄 유산이다. 내년에 총선이 있다. 빨강도 파랑도 아닌 보라의 향연으로 점점 가까워지기를 기대해본다.
/고명정·진주YWCA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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