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가야리 유적’ 사적 제554호로 지정
‘함안 가야리 유적’ 사적 제554호로 지정
  • 여선동·정만석
  • 승인 2019.10.2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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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문화권 최대 왕성유적
31일 가야도심공원 기념행사
함안군은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이 ‘함안 가야리 유적’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54호’로 지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사적지정 면적은 가야읍 가야리 289번지 일원의 19만5008㎡로 현재까지 확인된 가야문화권의 왕성으로 추정되는 유적 중 최대규모이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해발 45~54m의 구릉부에 사면을 활용해 토성(土城)을 축조하고, 내부에는 고상건물(땅 위에 기둥을 세우고, 그 기둥 위에 바닥을 만든 건물)과 망루(높은 장소에서 사방을 살펴볼 수 있도록 설치한 건물) 등을 축조한 유적으로 조선 시대 사찬읍지인 ‘함주지’와 17세기의 ‘동국여지지’ 등 고문헌을 비롯해 일제강점기의 고적조사보고에서 ‘아라가야 중심지’로 추정되어 왔다. 군에 따르면 2013년까지 5차례의 지표조사를 통해 대략적인 유적의 범위가 확인됐고, 2018년 4월에는 토성벽의 일부가 확인되면서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본격적인 시굴과 발굴조사를진행해왔다.

조사결과 대규모 토목공사로 축조된 토성과 목책(울타리) 시설을 비롯해 대규모의 고상건물지 등 14동의 건물지 등이 확인됐다. 건물지 내에서는 쇠화살촉과 작은 칼, 쇠도끼, 비늘갑옷(찰갑) 등이 나와 이곳이 군사적 성격을 가진 대규모 토성임을 알 수 있었으며 출토유물로 보아 유적의 시기는 아라가야의 전성기인 5세기부터 6세기에 해당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시작한 성벽부에 대한 정밀조사에서는 가야문화권에서 처음으로 판축토성(흙을 떡시루처럼 얇은 판 모양으로 켜켜이 다져 쌓는 방법으로 쌓은 성)을 축조하기 위한 구조물들이 양호한 상태로 확인됐다. 아라가야의 우수한 축성기술을 보여주는 이러한 구조들은 이전에 확인된 사례가 드물기 때문에 아라가야는 물론, 우리나라 고대토성의 축조수법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보고 있다.

유적은 함안군 가야읍을 가로질러 남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신음천과 광정천이 합류하는 지점의 독립구릉 상에 위치한 유적이다. ‘남문외고분군(경상남도 기념물 제226호)’, ‘선왕고분군’, ‘필동고분군’ 등 중대형 고분군들에 둘러싸여 있으며, 동쪽에는 ‘당산유적’(길이 39m, 폭 15.9m 가야 최대 굴립주 건물지), 남쪽으로는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이 있어 이곳이 아라가야의 중심 역할을 해왔음을 알 수 있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유사한 성격의 김해 봉황동 유적(사적 제2호), 합천 성산토성(경상남도 기념물 제293호) 등과 비교할 때 상태가 매우 온전하고 주변 유적과 연계된 경관이 양호하게 보존돼 있어 고대 가야 중심지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유적으로 평가된다. 군은 앞으로 연차적인 발굴조사와 연구를 통해 금관가야, 대가야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고구려, 백제, 신라, 고대 일본과 활발히 교류했던 아라가야의 실체와 위상을 재조명함으로써 정부혁신 역점과제인 가야사 연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근제 함안군수는 “오랜기간 아라가야의 왕궁지로 전해져온 가야리 유적의 국가사적 지정은 아라가야의 왕도로서 함안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함안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아라가야 연구복원사업의 기초를 놓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22일 문화재청을 방문해 지정서를 수령하고 본격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부지매입 등 사업비 100억원을 내년도 추가 국비예산확보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군은 31일 가야리유적, 남문외고분군, 말이산고분군의 발굴조사 현장공개와 함께 오후 3시부터는 가야읍 도심공원에 위치한 아라길 공연장에서 기념식을 개최한다.

여선동·정만석 기자

 
함안가야리 유적 국가 사적 지정(유적지 전체 유구 배치도 전경)
가야리 유적 발굴조사 구역 전경
가야리 유적 목탄층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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