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도시 진주, 가능성을 묻다[中]독일 드레스덴
역사문화도시 진주, 가능성을 묻다[中]독일 드레스덴
  • 박성민
  • 승인 2019.10.21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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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당시 대규모 공습으로 파괴
국가와 시민사회 역사도시 복원 맞손
“복원 통해 역사도시 시민에 설명해야”
세계2차대전이 막바지에 이르던 1945년 2월 13일 미국과 영국은 독일 드레스덴 시에 공습을 감행한다.

영국 공군 (RAF)소속 폭격기 722대와 미국 육군 항공대(USAAF) 소속 폭격기 527대가 동원된 이 폭격은 3900t 이상의 고폭탄 및 소이탄이 드레스덴 전체를 화염 속으로 밀어넣었다. 도심 40㎢ 파괴됐고 약 2만2700명에서 2만5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3월과 4월 연합군의 공습은 3차례 더 이어졌다. 독일의 ‘피렌체’라고 불리며 유럽의 대표적 문화명소, 독일 작센주의 주도였던 드레스덴은 그렇게 수많은 문화유산과 생활기반 시설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독일 드레스덴은 세계2차 대전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받은 도시 중 한 곳이다. 1945년 2월 공습은 도시의 90%를 파괴해 많은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문학, 예술, 음악 등 시민들의 자부심이 잿더미가 됐다. 전쟁 이후에도 드레스덴은 동독 지역으로 포함되면서 통일이 된 지금까지도 특색이 없고 무색무취한 공산주의 시절 공동주택과 건물들이 남아있다. 그러나 이곳의 시민들은 슬픈 상처에도 도시를 사랑하고 기억하며 옛 드레스덴 재건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고 다시 지금의 아름다운 드레스덴의 모습을 만들었다.

◇시민들이 함께한 복원 사업

드레스덴 역사복원 상징은 노이마르크트 광장에 위치한 ‘프라우엔 성모교회’다.

1730년대 바로크 양식으로 건설된 교회는 96미터 높이의 돔과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이 이곳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지지대 없이 지어진 돔은 그 기술을 자랑하며 오랜 시간을 버텨왔지만 제 2차 세계대전의 폭격은 교회를 흔적도 없이 지웠냈다. 프라우엔 교회는 독일 통일이 이루어진 후에야 복원이 시작됐다. 파괴 이전의 모습을 기억했던 시민들은 최대한 기존 상태로의 복원을 원했다. 이어서 80년대 챔버 오페라하우스와 90년대 문화재 보호법이 실행되면서 드레스덴시의 역사문화유산 복원 사업은 본 궤도에 오른다. 폭격으로 무너진 프라우엔 교회의 벽을 안타깝게 여긴 시민들이 검게 타버린 벽의 돌들을 모아 하나하나 번호를 매기며 보관해 왔고 그렇게 남겨진 돌들은 복원이 시작 될 무렵 재건에 그대로 사용되면서 오랜 상처를 딛고 2005년에 다시 완공됐다.

드레스덴의 역사를 잘 보여주는 또 다른 곳은 바로 ‘군주의 행렬’ 벽화이다. 1870년대 무려 101미터에 달하는 길이로 외벽 전체에 그려진 벽화는 웅장함을 자랑한다. 작센왕국 군주들의 행렬을 연대기 식으로 그린 작품으로 벽화 전체가 타일로 제작됐다. 손으로 그려졌던 기존 벽화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1900년대 타일로 다시 제작되었다고 한다. 사용된 타일의 숫자만 무려 2만4000개. ‘군주의 행렬’은 다행히 세계대전의 폭격을 피해 지금까지 그 작품의 본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드레스덴 문화유산국 관계자는 “복원을 통해 도시 역사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떠한 집이 있다면 이것을 시민들에게 관심을 갖도록 이야기 해주는 것이다. 복원사업으로 사회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며 “국가가 시민에게 사회적 과제임을 인식시키고 재정지원 및 복원시 투자자에게 세금을 감면하는 등 지원책을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바로크 양식 속 미래도시를 꿈꾼다

드레스덴은 구 동독시절 사회주의 체제 속에서는 도시 개발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문화재 복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물론 의지를 찾기 힘들었다. 그러나 통일 이후 드레스덴은 달라졌다. 유명한 드레스덴 공업대학을 중심으로 미래 IT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4차산업 혁명을 중심으로 ‘인터스트리 4.0’ 및 인공지능 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최첨단 도시로 성장 중이다. 하지만 도시의 모습 만큼은 시민들이 더욱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길 원하고 있다. 특히 사회주의 시절 특징없는 건물들과 공동주택 보다는 바로크 양식의 향수가 남아있는 ‘츠빙거 궁전’과 ‘아우구스트다리’를 시민들은 사랑한다. 문화유산과 유적지가 몰려있는 엘베강 아래 구시가지 복원도 이러한 시민들의 지지속에서 충실히 진행됐고 지금은 유럽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외에도 엘베강 북쪽에 위치한 신시가지 지역도 역사박물관이 위치하면서 시민들이 자주 찾고 관심있는 지역으로 재탄생했다. 드레스덴 문화유산국 관계자는“복원하면서 중요한 것은 질적인 부분과 새로운 건축의 반영이다. 그러나 이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공공건축가 제도를 도입하고 문화재 보존에 대해 시민들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복원사업을 추진하는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문화에 대해 인식하고 시의 사업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박성민기자


 
드레스덴 역사복원 중 전쟁의 역사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노이마르크트 광장에 위치한 프리우엔 교회이다. 평일 낮 시간에도 많은 관광객은 물론 교회를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870년대 무려 101미터에 달하는 길이로 외벽 전체에 그려진 벽화는 그 웅장함을 자랑한다. 작센왕국 군주들의 행렬을 연대기 식으로 그린 작품으로 벽화 전체가 타일로 제작됐다.
드레스덴 중앙역에서 걸어 15분 거리인 노이마르크트 광장은 주요 문화유산 유적지와 상업지구가 결합되어 수많은 관광객과 시민들이 함께 모이는 장소다.
드레스덴 구시가지 대표적 역사적 장소인 츠빙거 궁전. 작센지역의 왕이었던 우구스트가 1세에 의해 1710~1732년 여름 별장용으로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궁전이다. 방학을 맞은 학생들과 시민들의 궁전을 탐방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복원은 정치·외교의 예술이 필요한 작업”

베른하르트 스트라(드레스덴 문화유산국장)

베른하르트 스트라 드레스덴 문화유산국 국장은 성공적인 역사문화도시 복원사업을 위해 ‘정치·외교의 예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슈트트가르트 시가 오래된 기차역만을 복원하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슈트트가르트 시민들을 오래된 기차역도 복원과 동시에 최신식 기차역도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2층은 옛 역사가 있고 1층은 새 역사를 만드는 방식이다. 어떻게든 두 역사 모두 공존하는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 이는 꽤 정치적으로 독일 내에서 큰 이슈다”며 “문화재 보존은 외교적으로 진행조율을 해야하고 정치적인 푸는 제스처가 필요한다. 이것이 정치와 외교의 예술이다”고 말했다.

특히 역사복원사업으로 단순히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를 생각할 때 관광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시민들이 옛 모습을 간직하는 것을 원하고 있는데 관광객을 끌어모으는데는 프라우엔 성모교회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드레스덴 경우 엘베강 주변에 양들이 풀을 뜯는 모습을 볼 수 있을만큼 시민사회에서 보존되어야 한다고해 특별한 개발없이 보존에 힘쓰고 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문화재 보존과 환경적인 것을 함께 신경쓰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드레스덴 시는 책자를 발행해 역사복원작업과 문화유적에 대해 대대적 홍보에 힘을 쓰고 한 달 1번 학술행사가 개최되는 등 문화재 보존과 시민사회, 관광에 대한 관심을 지속하기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박성민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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