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분자진단 기술로 농작물 병해 신속·정확히 진단
[농업이야기] 분자진단 기술로 농작물 병해 신속·정확히 진단
  • 경남일보
  • 승인 2019.10.22 1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미국의 유명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 그녀는 2013년 양쪽 유방을 제거하고 재건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녀가 유방재건술을 선택한 이유는 2007년 어머니인 배우 마르셀린 버틀란드가 10년간의 난소암 투병 끝에 사망한 뒤 분자진단을 통해 자신의 유전자 속에 여성암을 유발하는 BRCA1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졸리가 BRCA1을 발견하게 된 것은 유전자를 분석하는 분자진단법이 큰 역할을 했다. 분자진단(molecular diagnostics)은 ‘맞춤(정밀)의료의 꽃’으로 평가 받을 만큼 혁신적인 기술로 초기 단계의 만성 질환 및 유전 질환을 신속·정확하게 진단하여 질병·의료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산업이다.

류 질병의 패러다임이 유전자 진단으로 치료에서 예방으로 바뀌고 있듯이 농업의 농작물 병해 관리에서도 병원균 고유의 유전자 정보가 들어있는 세포 DNA나 RNA에서 일어나는 분자수준의 변화를 찾아내 감염 여부를 조기에 신속·정확하게 판단하는 분자진단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농업분야 병해의 분자진단 기술 중 바이러스 병해 진단은 많이 연구되어 상용화 되어 있으나, 대부분의 많은 농작물에서 발생하는 세균과 곰팡이 병해에 대한 연구와 기술 실용화는 아직 미미하다.

농작물 병해 진단에 있어 기존의 고전전인 방법으로는 형태적 변이가 심한 병원균이나 초기 병징이 유사한 병의 경우 정확한 병해 분석이나 조기 진단이 불가능하다. 또한 최근 논 작물 전환과 이상기후, 집약재배 및 연작 등으로 인해 역병과 같은 토양 전염성 병해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토양 병해는 한번 발생하면 병원균이 토양 속에 있어 확산되기 쉽고 방제하기 어려워 농가에서 큰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토양 병해로 인한 피해는 시들거나 고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많은 농업인들이 조기에 피해나 이상증상을 인지하지 못한 채 병을 키우고 있으며 과수의 경우 병해의 원인구명도 하지 못하고 폐원하는 안타까운 사연들을 접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초기 진단과 방제가 어려운 토양 병해의 발생여부를 조기에 신속·정확하게 진단하여 농가피해를 최소화하는 병해의 정밀 분자진단법 개발이 필요하다.

경남농업기술원에서는 토양 병해 중 거의 모든 작물에 발생해서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주는 역병에 대하여 식물체 속 원인균(Phytophthora spp.) DNA를 탐지하는 역병균 분자진단 키트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분자진단을 통한 농작물 병해의 조기 정확한 진단과 적기의 효과적인 방제는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고 병해를 진단하는 검사자의 신뢰성을 부여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작물을 직접 재배하는 농업인의 삶과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경미 경남도농업기술원 환경농업연구과 농업연구사

 
박경미 경남도농업기술원 환경농업연구과 농업연구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