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연가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연가
  • 경남일보
  • 승인 2019.10.2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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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당 1억짜리 강남 아파트보다

그대 가난한 처마 밑에

풍성한 꽃으로 웃고 싶어라.



-강옥



노란 루드베키아를 중심으로 다정한 꽃밭을 이룬 골목을 지납니다. 서로 몸을 기대어 안부를 묻는 저들의 눈매가 형형색색 제 할 일을 다 하고 있다는 표정입니다. 내리치는 비를 막기 위해 설핏 올려놓은 슬레이트 작은 지붕이 참 아담합니다. 저토록 꽃을 가꿔 피워 올린 사람의 얼굴이 궁금해져 살며시 창을 두드리고 얼른 몸을 피하고 싶어집니다.

부동산 시장이 떠들썩하답니다. 어딘가에 평당 1억 원대 아파트 거래가 성사되었답니다. 지속하는 고공행진에 우려의 목소리가 크겠지요. 먼 나라 이야기쯤으로 들으며 다시 그대 가난한 처마 밑을 서성입니다. 조금은 수척해 보이는 꽃들에 다가가 마지막 남은 향기를 가슴 안에 저장해 봅니다. 가을이 깊어갑니다. 그대! 잘 지내고 있나요?

/천융희 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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