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
가을은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
  • 경남일보
  • 승인 2019.10.2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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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수필가)
산다는 게 더러는 바쁘고 힘들지라도 나뭇잎이 곱게 물들어가는 가을철에는 한번쯤 자신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살아온 세월이 후회스럽고 안쓰럽다 해도 거짓이 없는 가장 바르고 참된 마음으로 허세도 위선도 벗어놓고 진실하게 드러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면, 그래서 겸손해지고 정직해지면서 자신의 모습을 되찾고 혼탁한 영혼의 물결은 맑아질 수 있으리라.

지난날 자신이 바라고 원했던 순수한 삶의 모습이 아닐지라도 자신을 미워하지 말자. 참으로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그 무엇이 있다곤 할 수 없지만 그러나 자신을 사랑하는 건 행복을 위한 길일 수밖에 없다. 살아온 삶의 깊이와 넓이에서 긴 안목을 지닌 자로서 뭔가 신선하고, 정갈하고, 너그럽고 깊은 분위기를 지닌 가장 인간적인 삶으로 살아갈 수 있는 그러한 마음이길 바라자.

누구의 삶이든 실수도 실패도 있겠지만 자기 약점을 숨기거나 그 누구의 책임으로 전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인정할 수 있다면, 그래서 그 모습을 다만 측은하고 욕심 없이 바라보면서 자기에 대한 따스한 사랑의 체온을 조금씩 회복할 수 있길 바라자. 참으로 좋은 사랑이란 자기 자신을 아름답게 사랑할 줄 아는 지혜에서 얻어지거늘, 이 가을에는 진실로 자기 자신부터 아름답게 사랑해야 한다.

살다보면 하고많은 일들이 자신도 모르게 지나가지 않는가, 그 중에는 정말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 추억도 있으리라. 지난 봄날 연초록으로 피어난 초목들이 여름의 파도를 타고 일렁일 때는 얼마나 아름답고 황홀 했던가. 그러나 이제는 서늘한 가을 시선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지난 여름철 고통과 고난을 이겨낸 푸르른 녹음의 야망도 안쓰럽고 측은하게 보며 새김질해야 하는 그러한 삶의 시간이라는 걸 잊지 말자.

인생은 무엇을 위해 빠른 걸음으로 달릴 수 있지만 때로는 멈춰 서서 걸어온 길을 바라보며 성찰의 시간도 필요한 법. 지난날을 돌이켜 생각할 수 있는 건 보다 나은 앞날을 위해 보람 있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이제는 아름다운 삶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이 가을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갖고 내면의 세계를 맑고도 조용하게 다스릴 수 있도록 하자.
 
/이석기·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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