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연합, 분권의 결과 아닌 필요조건
광역연합, 분권의 결과 아닌 필요조건
  • 경남일보
  • 승인 2019.10.2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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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지 (경남연구원 자치분권연구팀장)
경일포럼하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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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과 대도시의 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며, 국가보다는 도시 중심의 거버넌스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인식은 이미 2000년 대 중반부터 강화되면서 세계의 각 국가들은 분권화와 함께 광역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즉, 대도시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정부에 이양함과 동시에 행정구역 경계를 넘어서 발생하는 일들을 해결하기 위해 광역행정 기구 및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광역행정은 지역간 발생하는 갈등 문제와 생활권과 행정구역과의 불일치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기능의 수준을 넘어서 지역간 협력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여 지역의 잠재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광역행정의 활성화 필요성을 인지하고, 2017년 행정안전부의 「자치분권 로드맵」과 2018년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의 「자치분권 추진계획」에서 ‘네트워크형 지방행정체계 구축’ 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자치단체간 협력제도의 개선과 함께 광역연합과 같은 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 등을 추진과제로 수립하였고, 이 내용을 포함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며, 소관위의 검토를 마친 상태이다.

현 자치분권 추진계획에서 고려하고 있는 광역연합형 특별지방자치단체는 기존 행정구역은 유지하면서 지자체간 협력을 통해 광역단위의 사무를 논의하고, 결정하는 별도의 법인체를 설치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사례가 없으며, 미국, 일본, 영국 등의 국가에서는 운영 중이다. 미국 남캘리포니아 정부연합과 미네소타 트윈시티 광역정부, 일본의 간사이 광역연합, 영국의 지방정부 연합(CA) 등이 그 대표적 예이다. 우리나라에서 운영 중인 행정협의회, 지방자치단체조합의 경우 그 결정에 있어 법적 구속력이 인정되지 않아 분쟁해결능력과 실무적 집행력이 부족하고, 자율성이 제약되는 등의 한계를 갖는다면, 광역연합은 독립적 권한과 행·재정적 자원을 갖는다.

한편 미국, 일본, 영국의 광역연합은 유사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지만, 설치 목적에 있어 초점을 상이하게 둔 측면이 있다. 기존 행정구역 단위를 넘어서 여러 지역을 아우르는 통합행정을 위한다는 점에서는 모두 공통적이지만, 미국의 경우 광역행정의 협력적 처리를 위한 것에 초점을 두었다면, 일본과 영국의 경우에는 중앙 권한의 지방이양을 위한다는 목적이 함께 있었다. 즉, 지방정부의 중앙정부 권한 수용 체제를 구축하기 위함이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자치분권 추진계획에서는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이관 과제를 수립하고 있지만 권한 이양 시 행정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적극적으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이관 정비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광역행정기구가 국가기관의 하부조직으로서의 집행기관이거나 혹은 그도 아니면서 집행기능은 결여된 형식적인 협의체에 그치는 일이 없도록 교통, 환경, 관광, 지역개발 등 특별지방행정기관 이관과 함께 광역연합형 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를 고려할 수 있다.

광역연합 설치의 문제는 지자체간 조정도 쉽지 않은 일이고, 각 지자체의 권한 일부를 위임하는 문제이기도 하므로 단순 찬반이 어렵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분권화가 되어야만 광역화가 가능한 것이 아니라 광역화가 분권화를 촉진할 것이라는 점이다. 대도시권 경쟁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돌파구의 가능성이 광역연합에 있다면 추측이나 우려보다는 시행착오 후 개선과제 수립이 보다 시급한 일이 아닐까 싶다.

/하민지·경남연구원 자치분권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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