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의 경제이야기] 182년 전통의 보석명가 티파니
[김흥길의 경제이야기] 182년 전통의 보석명가 티파니
  • 경남일보
  • 승인 2019.11.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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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길(경상대학교 명예교수)
 
 

이른 아침, 뉴욕 5번가 57번로의 ‘티파니’ 보석상 앞에 택시에서 내린 오드리 헵번이 쇼윈도를 들여다보면서 프랑스빵을 먹기 시작한다. 상류층 귀족들이 드나들던 ‘티파니’ 보석가게는 1961년 오드리 헵번이 주연한 ‘티파니에서의 아침을(Breakfast at Tiffany’s)’이란 영화로 말미암아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하지만 1837년 뉴욕 맨하탄에서 처음 문을 연 티파니(Tiffany & Co.)는 원래 문구·선물용품 및 팬시상품 가게로 출발했다. 스물다섯 살의 찰스 루이스 티파니와 동업자인 존 영이 1000달러를 밑천으로 우산과 중국도자기·시계·은 세공품·청동제품 등을 팔았었다.

1850년에는 미국과 유럽을 잇는 최초의 대서양횡단 해저케이블 매설공사에서 남은 케이블조각들로 케이블 개통 기념 키홀더·팔찌 등을 만들어 팔아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1853년부터 본격적으로 보석가공 및 판매업체로 변신하였다. 찰스 루이스 티파니는 1886년에는 다이아몬드 세팅의 전형으로 일컬어지는 6개의 발을 가진 이른바 ‘티파니 육지세팅’을 독창적으로 창시해 내기도 했었다. 19세기 당시 신부가 하객들에게 선물한 터키석으로 만든 비둘기 세트에서 착안한 ‘티파니 블루’라는 유혹적인 색상의 상자로 전 세계 신부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보석회사로 우뚝 서게 되었다. 티파니 광고와 매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블루 박스’는 티파니의 상징이 되었다. 폭이 넓은 흰 리본으로 산뜻하게 묶은 엷은 하늘색 상자가 그것이다. 티파니 블루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컬러 트레이드마크로 보호받고 있다.

티파니는 다이아몬드 가공 판매 분야에서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로 꼽힌다. 1878년 287.42캐럿의 다이아몬드를 90면(面) 커팅 하여 만들어낸 128.54캐럿의 환상적인 다이아몬드는 티파니 본사 1층에 전시되고 있다. 현재 보석류는 물론, 테이블웨어·식기류·선물용품·차이나웨어·크리스털·시계·문구류·핸드백·스카프·넥타이·향수 등 다양한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1885년에는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미연방의 직인을 디자인해 지금도 달러 화폐에 그대로 인쇄되고 있다. 그리고 미국 영빈관에서 사용되는 은제 식기나 슈퍼볼·PGA골프·NBA농구 등 세계적인 스포츠 경기의 우승 트로피도 만들고 있을 정도다.

‘티파니에서의 아침을’이라는 영화가 나온 뒤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티파니에서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아침식사를 먹는 환상을 가지게끔 만들었다. 그러나 당시 티파니 안에는 식사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 없었다. 그런데, 지난 2017년 11월 10일에 맨하탄 5 애비뉴와 57가 소재 티파니에 ‘Blue Box Cafe’라는 식당이 문을 열면서 말 그대로 티파니에서 아침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티파니 건물 4층에 위치한 이 카페의 아침 메뉴(29달러)는 커피와 차, 크루아상, 과일, 와플, 베이글, 아보가도 토스트 등이 나온다. 코스 점심식사는 39달러이고, 차와 미니 샌드위치 등이 나오는 ‘Tiffany Tea’ 메뉴도 있다. 이 카페는 티파니의 상징인 하늘색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고 센트럴파크의 조망이 가능하여 더욱 낭만적이라고 한다. 티파니는 최근 맨하탄 록펠러센터에 ‘컨셉 스토어’를 오픈한데 이어, 인근 그랜드센트럴 터미널에도 곧 개점할 계획이라고 한다.

180년 이상의 전통을 지닌 티파니를 프랑스가 낳은 세계 최대 럭셔리 그룹 LVMH(루이 뷔똥 - 모에 에네씨 : Louis Vuitton-Moёt Hennessy)가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LVMH그룹은 루이 뷔똥, 셀린느, 겐조, 지방시, 크리스티앙 라크루아, 쇼메, 카르티에 등 패션 브랜드 부문과 헤네씨, 모에 & 샹동, 동 페리뇽 등 주류 부문, 크리스티앙 디오르, 게를랑, 프레시 등의 화장품 부문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야말로 전 세계 부호들과 멋쟁이들을 사로잡는 눈부신 특급 브랜드들이다. CEO인 베르나르 아르노가 티파니까지 인수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세계 럭셔리 산업의 황제로 등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흥길(경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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