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경남과기대 통합 추진에 대하여
경상대-경남과기대 통합 추진에 대하여
  • 경남일보
  • 승인 2019.11.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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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경상대학교 총장)
미국의 학교평가 전문매체인 ‘US뉴스앤월드리포트(US News&World Report)’가 ‘2020 베스트 글로벌 대학평가’ 순위를 10월에 발표했다. 대상은 81개국 1599개 대학이다. 이 평가는 학생요소가 제외된 일명 ‘교수평가’로 알려졌다. 국내 지역 거점 국립대 가운데서는 경북대, 전남대, 부산대, 전북대, 강원대가 1~5위를 차지했다. 경상대는 6위다. 1위~5위까지 대학의 공통점은 2006년 이후 인근 국립대와 통합했다는 점이다. 경북대-상주대(2008년), 전남대-여수대(2006년), 부산대-밀양대(2006년), 전북대-익산대(2008년), 강원대-삼척대(2006년)가 각각 통합했다. 이들 대학은 정부로부터 200억~300억 원을 지원받아 통합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했다.

대학 통합이 곧 대학 발전과 대학 경쟁력 제고라고 할 수는 없지만 US뉴스앤월드리포트가 발표한 대학 순위는, 거점 국립대가 인근 소규모 대학과 통합한다고 해도 경쟁력이 떨어져 하향평준화하거나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한 증거로서는 충분하다. 몇몇 대학은 통합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다. 하지만 통합 후 몇 년 지나지 않아 안정의 길로 접어들었고 경쟁력은 상승했다. 이 같은 사실은 경상대가 같은 진주시내에 위치한 경남과기대와 통합하여 대한민국 남부 중앙에 새로운 명문대학을 만들려는 당위성에 힘을 싣는다.

대학을 둘러싼 우리나라 환경은 날로 엄혹해진다. 대학에 입학할 학생은 몇 년 내에 12만 명 줄어든다. 경상대만한 대학 40개가 입학정원을 전혀 채우지 못한다. 대학을 평가하는 국내외 기관의 잣대는 냉혹하다. 순위 경쟁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많지만 평가결과가 대학의 발전, 나아가 존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건 동의한다. 정부는 강제적으로 대학들을 몰아붙였다. 대학이 갑자기 망하면 그 피해는 일차적으로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제 정부 방침이 바뀌었다. 그만큼 알아듣도록 이야기했으니 대학 스스로 알아서 하라고 한다. 위기에 내몰리는 대학을 그대로 두면, 어떤 대학부터 문을 닫게 될까.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국립대, 거점 국립대라고 안전하다고만 할 수 없다. 정부는 국립대에 더 많은 예산을 지원하고 있지만 변화에 둔감하고 경쟁력이 약해지는 대학까지 감싸 안고 가지는 않을 것이다.

대학 안팎과 지역사회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두 대학이 하나로 합해지는 마당에 반대 목소리가 전혀 없으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통합 과정을 민주적으로 투명하게 진행하라는 지적도 있다. 혼자 빨리 가는 것보다 다 함께 천천히 가자는 말도 맞다. 하지만 2017년 봄 국립대학 혁신지원 사업(유형Ⅱ)을 시작한 이후 2년여 동안 천천히, 꾸준히, 민주적으로 추진해 온 두 대학의 ‘연합 후 통합’에 대해, 처음부터 아무것도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도 어불성설이고 대학본부만의 독주라고 비판하는 것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지역에 있는 국립대학 하나가 없어진다는 주장은 맞지만 근시안적 비판이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절체절명의 과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변화와 혁신이다. AI시대, 인공지능시대에 꼭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ICT융합대학’을 통합대학에 설치하려는 이유다. 신성장산업시대에 걸맞은 학과를 신설하고 기존 학과를 과감하게 바꿔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와 혁신에는 행정적·재정적 체제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제 학령인구 감소를 대세로 받아들이면서도 뒤떨어져 따라갈 것인가, 통합이라는 기회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는 구성원들의 판단에 달렸다. 경상대와 경남과기대의 통합은 기존 체제에 새로움을 더하여 어려움을 극복하고 변화와 혁신을 도입함으로써 상위권 거점 국립대로 도약하려는 비상구이다.
 
/이상경(경상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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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국립과학대 2019-11-04 23:10:36
교명 은 경남국립과학대학교( 사우스트) 확정.

경남국립과학대 2019-11-04 23:08:54
교명은경남국립과학대(사우스트 )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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