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나’ 좋은 것은 지역에 있다
‘에나’ 좋은 것은 지역에 있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11.0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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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정(진주 YWCA 사무총장)
고명정
고명정

다시, 동네, 마을, 지역을 이야기한다. 지역을 꼼꼼히 들여다보니 한두 가지 이야기들을 품지 않은 동네가 없다. 무수히 많은 분야에서 ‘로컬’을 수식어로, 테마로 잡고 시도한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뜻을 담아 ‘Glocal(글로컬)’이란 용어가 생겼다. 로컬푸드, 로컬비즈니스, 마을학교, 골목길아트페스티벌, 로컬스토리투어…,

경남혁신도시 이전 공기업 직원들과 함께 진주의 얼에 가장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는 진주 말을 배워보았다. 외지에서 온 사람들은 해석 자체가 불가능한 어휘, 문장이며 진주에서 나고 자란 사람에게도 생소한 사투리, 어른에게 들어보았지만 뜻을 잘 알지 못하는 말이 상당히 많다.

1단계 진주사투리를 서울말로 바꾸기, 2단계 서울말을 진주사투리로 바꾸기, 3단계 진주사투리 문장 해석하기를 했다. 진주 말을 표준어로 꿰맞춰보려고 하니 고유의 말맛이 영 없거나 서울말에서 딱 맞는 어휘를 찾아내기가 어려운 말도 더러 있다.

진주말에만 쓰는 사투리로 대표적인 것이 ‘에나(참말로. 정말. 진짜)’가 꼽힌다. ‘에나가’라고 하면 ‘참말이냐’, ‘정말이냐’, ‘진짜냐’라는 뜻이다. 칼컬타(깨끗하다)’, ‘쑥쑥다(더럽다, 지저분하다)’, ‘하모(아무렴, 그래)’, ‘기다(맞다, 됐다, 그것이다)’ 등도 진주 이 외에서는 잘 듣기 힘든 진주사투리로 조사된 말들이다. 아래와 같은 문장들을 선주민 (진주사람)이 이주민 (이전기업직원)에게 해석해주며 참 많이도 웃었다. “엉가, 에나로 갸가 그랬나?” (언니! 진짜 그 사람이 그랬어?)“묵고 나면 칼크리 해놔라” (먹고 난 후 깨끗이 치워놓아라)“하모! 니가 글 쿤깨 내가 글 쿠제, 니가 안 글 쿠모 내가 글쿠것나.”(그렇지! 네가 그렇게 말하니 내가 그렇게 말하지 니가 그리 안하면 내가 그렇게 하겠니?)

사투리는 표준어와 다른 어느 지역에서만 쓰이는 말을 뜻한다. 사투리가 통하면 없던 오지랖도 생기고 처음 만난 사람과도 술술 이야기가 풀리는 것 같다. 사투리는 그 지방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과 마음을 두루 반영하며 발달해왔다. 경상도사투리라도 지역마다 차이가 난다. 경상도에서 두루 통용되는 말이 있는가 하면 경남에서만 쓰이거나 진주사투리같이 특정 지역 사투리도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지역을 소재로 한 비즈니스와 콘텐츠, 공동체 활동 영역이 풍부하게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문헌 속에 잠들어있는 진주특유의 말맛을 가진 진주말이 우리 입말로 다시 살아났으면 좋겠다.

 
/고명정(진주 YW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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