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엿보기[16] 맛맛으로 도르리 도리기 안다미로 소담하다 먹새
토박이말 엿보기[16] 맛맛으로 도르리 도리기 안다미로 소담하다 먹새
  • 경남일보
  • 승인 2019.11.0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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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춥다는 말이 입에서 절로 나오고 열어 놓은 문을 얼른 닫게 되는 요즘입니다. 가으내 거두어들인 것들을 맛있게 먹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철이기도 합니다. 저도 지난 이레 고구마를 캐고 감을 따 와서 달콤한 익은 감을 맛있게 먹었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먹는 것과 아랑곳한 토박이말 몇 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요즘 온갖 열매들이 우리 입을 즐겁게 해 주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과일들을 집에 사 놓고 하나씩 바꾸어 가며 먹는다면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 쓸 수 있는 말이 바로 ‘맛맛으로’입니다. 이 말은 ‘입맛을 새롭게 하려고 여러 가지 먹거리를 조금씩 바꾸어 가며 색다른 맛으로’라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아무리 제철 과일이 많아도 맛맛으로 먹어야지 한 가지를 자꾸 먹으면 물리기 쉽습니다.

여러 사람이 차례로 돌아가며 먹거리를 내는 일을 ‘도르리’라고 합니다. 한 번은 어떤 사람이 고기를 사고 그 다음에 어떤 사람이 회를 사고한다면 ‘도르리’를 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몰라서 못 썼지 알고 나면 자주 쓸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말 가운데 ‘도리기’가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나누어 낸 돈으로 먹거리를 장만하여 나누어 먹음. 또는 그런 일’을 뜻하는 말입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밥을 먹고 나면 한 사람이 내기가 그럴 한 사람이 셈을 해서 내고 뒤에 사람 수 만큼 똑 같이 나눠 돈을 내고는 하는데 그럴 때 쓸 수 있는 말이 ‘도리기’가 되겠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 부침개에 막걸리 생각날 때 몇 사람이 얼마씩 돈을 내어 모아서 사 먹으면 부침개 도르기를 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요즘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먹는 것을 혼밥, 혼술이라고 하잖아요? 여러 사람이 함께 먹는 것을 흔히 ‘회식’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말을 만든다면 ‘회식’은 여럿이 함께 먹는 거니까 ‘함밥’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혼자 먹거나 여럿이 먹거나 먹거리를 담을 때 ‘담은 것이 그 그릇에 넘치도록 많게’라는 뜻으로 ‘안다미로’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릇에 안다미로 담은 밥 한 그릇 국 한 그릇을 다 먹어 치웠다.” 처럼 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먹거리가 담겨 있는 게 탐스럽고 넉넉하여 먹음직스럽다는 뜻으로 ‘소담하다’라는 말을 씁니다. 먹거리가 소담하게 놓인 밥상을 받아들면 저절로 군침이 돌면서 먹고 싶을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소담하다’는 생김새가 탐스럽다는 뜻도 있어 ‘소담한 포도송이’ ‘소담하게 핀 꽃송이’처럼 쓸 수도 있는 말입니다.

또 우리가 먹거리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성미를 나타내는 말고 ‘먹성’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 말과 비슷한 말로 ‘먹새’가 있습니다. 이 말은 ‘먹음새’와도 비슷한 말인데 먹거리를 먹는 양을 나타내기도 하고 먹거리를 먹는 모습이나 몸가짐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앞으로 먹성을 써야 할 때 ‘먹새’, ‘먹음새’도 떠올려 쓰시는 분들이 많으면 좋겠습니다.

/이창수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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