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정(진주여성회 대표)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된 분들이 일본기업을 상대로 손해보상 청구권 판결에 대한 일본의 압박으로 촉발된 일본 불매 운동이 현재 진행중에 있다. 그 사이 일본 기업인의 노골적인 혐한 발언이 이어지고, 일본 정부는 우리나라 수출규제을 하고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한다는 것을 선포했으며 지소미아 폐기를 되돌릴 것을 종용하고 있다. 청산되지 않는 역사로 인해 한국국민과 일본국민은 서로 이유 없이 미워하고 반목하는 사이가 되어 버렸다. 많은 미래세대가 되풀이 되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갇혀 버린 것이다.
모든 잘못은 사실을 인정하면서 시작된다.
일제 강점기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잘못이 있으면 사과하고 그 책임을 다하면 된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과거에 얽매여 살아 갈 수는 없으며 미래를 살아갈 미래세대는 더 더욱 그러하다. 과거사를 바로 알고 기억하고 그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평화를 바라는 우리 모두의 바람이 아닐까?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로 끌려간 이들은 1930년대부터 1945년까지 일본 군인들의 성노예로 인권을 유린당하고, 이후에도 이로 인해 육체적·정신적 고통으로 힘겨운 생활을 해 왔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한 분, 두 분 차츰 별이 되어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라고 우리 정부에 등록한 사람은 240명. 그중 현재 생존자는 20명, 경남지역에는 4명이 살아 계신다. 설사 시간이 더 흘러 내가 피해자라고 밝힌 생존자가 없다고 해도 있었던 일이 없었던 일이 될 수는 없다. 또한 ‘위안부’ 역사관이 세워 진다면 역사는 기록되어 역사관을 통해서 전승되고 기억 될 것이다.
고 김복동 할머니의 ‘나를 잊지 마세요’는 참혹했던 자신의 불우한 고통만을 잊지 말라는 의미만은 아닐 것이다. 왜 끌려 갔는지 ,그런 일들을 왜 당했는지 말하고자 했다. 고향에 돌아와서조차 냉대 받았지만 내가 피해생존자라고 용기를 내어 외친 이유를 기억해 달라고 외쳤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들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자신의 삶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여성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반인권범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고스란히 ‘나를 잊지 마세요’에 담겨 있다.
우리나라, 세계 곳곳에서 ‘평화의 소녀상’혹은 ‘평화기림상(진주)’,‘정의비(통영)’들이 평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의 상징이라면, 일본군‘위안부’역사관은 정의로운 역사를 세우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기록하며 함께 나누는 역사책이 될 것이다. 이 역사책에 많은 이들이 함께 발자국을 남기길 희망한다.
/박혜정(진주여성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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