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처벌 가능한가?
성희롱 처벌 가능한가?
  • 경남일보
  • 승인 2019.11.1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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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영(법무법인 진주·변호사)
박선영 변호사
박선영 변호사

성범죄로 상담을 오는 경우는 피해자도 있고 가해자도 있다. 얼마 전에 상담한 30대 청년은 직장에서 같이 근무하던 동료에서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커피나 음료 등을 책상 위에 놓아두기도 하고 실없는 농담도 슬쩍 던지기도 하면서 호감을 표시하였다. 그런데 동료 여자는 그 남자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남자가 말하는 실없는 농담을 녹음하여 수사기관에 고발을 했다는 것이다. 남자는 호감을 표시하기 위해 가벼운 농담을 한 것뿐이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과연 위 남성은 처벌을 받아야 할까?

성추행과 성희롱은 매우 모호한 개념이다. 그래도 구분해 보자면 성추행은 통상 폭행 또는 협박을 수반한 신체적 접촉이 존재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성희롱은 신체 접촉은 없지만 성적 언동(행위, 발언) 등을 의미한다. 위 여성은 아마 남성을 ‘성희롱’으로 고발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형법 및 형사 특별법에는 성희롱을 처벌하는 규정이 많지 않다. ‘아동복지법’에 피해자가 18세 미만의 아동인 경우 성희롱을 성적 학대 행위로 간주하고 처벌하는 규정만 존재한다. 그밖에 ‘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직장 내 성희롱’ 의 경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절차 등이 규정되어 있고 이를 이행하지 않는 사업주에게 과태료 처분이 내려질 뿐이다. 그리고 가해자는 직장에서 징계절차를 통한 불이익을 받을 것이다. 그 외 법적으로는 민사소송을 통해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또 피해자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에게 불이익한 처우를 하면 사업자에게 과태료 처분을 할 수 있다. 상담 온 남성의 경우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된 성희롱 발언이 아닐 경우에는 ‘직장 내 성희롱’으로도 판명이 어렵다. 단순 호감의 표현이라면 법적으로 처벌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단 남성의 발언을 다른 사람이 들었다면 표현에 따라서 모욕이나 명예훼손죄가 성립될 수도 있다.

오랫동안 남성을 중심으로 한 사회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성에게 여러 가지 불이익이 많았고 여성을 ‘꽃’으로 비유하면서 아름답다는 속성보다는 약하다는 속성으로 해석되어 약자로서 견뎌야 하는 수모를 겪어온 면이 많다. 그러나 성문제를 사회적 차원에서 인식하고 점점 피해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규정과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녹취, 휴대폰 카메라의 일상화 등으로 ‘성희롱’의 입증이 다소 쉬워지고 남·녀 모두 성적 의식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성희롱’을 처벌하는 규정의 신설도 고민해야 할 때이다.

 
/박선영(법무법인 진주·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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