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노동시간 단축 노동자 삶의 질 개선
[기고] 노동시간 단축 노동자 삶의 질 개선
  • 경남일보
  • 승인 2019.11.1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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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훈(고용노동부 진주지청장)
강성훈 지청장
강성훈 지청장

우리나라에서 토요휴무가 실시된 것은 2004년 7월, 300인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소정 근로시간이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되면서 부터다. 근무시간이 주 40시간, 주 5일로 정착되면서 토요일은 일반적으로 쉬는 날이 되었다. 이후 이른바 ‘불금’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고 금요일 저녁부터 2박 3일간 여행도 가능해졌다. 물론 주 40시간 도입 당시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놀토’가 없는 주말은 상상하기 힘들 만큼 국민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했다.

2017년 OECD 회원국의 평균 근로시간은 1759시간. 그러나, 한국은 2024시간으로 상위 3위에 속한다. 2016년도에 2113시간으로 2위였는데 그나마 약간 개선됐다. 근로시간에 비해 노동생산성은 최하위에 속한다. OECD가 ‘2019년 경제전망’에서 한국 정부에 생산성 향상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권고한 것은 고령화와 주52시간제로 일할 사람이 줄어든 상황에서 현재의 생산성으로는 경제를 성장시키기 힘들다고 봤기 때문이다. OECD는 보고서에서 “한국 노동생산성은 OECD 상위 50% 국가 노동생산성의 절반수준”이라고 지적했다.

OECD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34.3달러로 OECD회원국 중 29위에 그쳤다. 또한 OECD는 ‘일과 삶의 균형지수’에 대한 현황을 발표했는데 OECD국가 중 일과 삶의 균형이 가장 양호한 것으로 나타난 국가는 네덜란드다. 네덜란드는 50시간 이상 장시간 일하는 노동자는 비율이 0.4%에 불과했다. 조사대상 국가 평균은 11%이다. 한국은 50시간 이상 장시간 일하는 노동자의 비율이 25.2%로 37위에 해당한다. 평균보다도 무려 14.2%가 높다. 장시간 근무는 노동자의 과로로 인한 건강 악화 및 노동 생산성과 업무 만족도 저하로 기업 경쟁력 약화 등을 초래했다. 휴식이 없는 노동자들의 휴식이 있는 삶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작년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노동시간 한도를 주 68→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이 시행됐다.

영세 기업은 주어진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인력 채용이 불가피하나, 인건비 부담이나 구인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노동자도 연장근로 감소에 따른 소득 감소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OECD국가 중 최장 노동시간 국가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고 노동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노동시간 단축은 불가피하다.

노동시간이 단축되더라도 노사가 생산성을 제고하면서 임금감소를 일부 보전해주는 등 서로 노력한다면 주 40시간이 도입된 때처럼 성공적으로 현장에 안착될 수 있다. 과로사로 악명이 높은 일본에서는 MS사가 주4일제를 실시하였다. 이를 실시한 결과 생산성이 4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워라밸’은 직장인이나 기업 입장에서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작년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300인이상 사업장을 중심으로는 어느정도 정착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2020년부터 시행되는 50인이상 300인미만 사업장의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에서도 탄력근로제 등 보완입법의 국회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회의 입법 없이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책에 대해서도 현재 다각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무엇보다도 노동시간 단축이 현장에서 문제없이 빠르게 안착될 수 있도록 노사정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강성훈(고용노동부 진주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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