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에서 성공발판 마련해야
반환점에서 성공발판 마련해야
  • 경남일보
  • 승인 2019.11.1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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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완(칼럼니스트)
마라톤은 42.195㎞로 흔히 삶과 비유된다. 긴 호흡의 레이스, 굴곡 있는 코스, 완주라는 고통과 희열 등 상황변화의 무상(無相)함 때문에 선수는 5㎞ 단위로 기록을 점검하고 페이스를 조절하며 힘을 안배한다. 마라톤은 반환점에서 힘을 잘못조절하면 성패(成敗)가 갈린다. 초반 힘을 낸 선수는 조절에 나서고, 탐색에 주력한 선수는 축적된 힘으로 치고나간다. 문대통령의 임기도 어느덧 ‘반환점’을 돌았다.

반환점(返還點)의 반은 ‘반(半)이 아닌 반(返)’으로 되돌아오거나 되돌아가는 것이지 절반을 뜻하지는 않지만, 대통령 임기는 절반을 찍고 후반기에 접어들었다. 주권자입장에서 대통령의 취임사와 국정100대과제에서 국민에게 제시한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되었는지 또 후반기에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해 점검 해볼 필요가 있다.

시각에 따라서는 중간평가의 공과(功過)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전반기 성적은 초라 해 보인다. 국민통합·경제·사회·인사 등 내치(內治)는 물론이고 외교·안보와 대북관계 등 외치(外治)도 신통찮다. 국민통합은 혼란과 갈등이 지속되고, 소득주도성장정책은 최악의 성적표(수출 전년 동기 -10.3%, 올 경제성장율 2.2% 전망)로 국민의 삶이 팍팍해졌다. 북한의 ‘비핵화’는 진전이 없고 정권의 명운을 걸었던 남북 관계도 북한의 금강산 시설철거 요구 등 순탄치 않다.

성적표에 대한 이유와 변명은 충분할 것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듯이 지난 ‘청와대 국감장’의 생중계를 보니, 민정수석은 “대통령이 한반도의 운명을 다루는 한미정상회담을 하는 동안 검찰에 요란하게 움직이지 말라고 다양한 방식으로 의견을 전달했다”라며 “하지만 검찰은 듣지 않고 우리가 보았던 일(조국 자택 압수수색)을 했다”고 말했다. 경제수석에게 “내년 경제성장률과 올해 경상성장률(물가상승률포함성장률) 전망치를 질문했는데 각각 2.6%, 3.8%라고 답했지만, 이 수치의 기초가 되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안보실장은 북한이 올해 12번째 발사체를 쐈음에도 “전쟁 위협은 현저히 감소”되었다고 했다.

민정수석이 검찰에게 ‘요란하게 움직이지 말라고’한다면 공정·정의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경제수석이 그 정도라면 경제(일자리 등)는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국민이 불안해 할까봐 다양한 발사체위협에 직면했는데도 “전쟁 위협은 현저히 감소”되었다는 안보실장의 답변은 궤변(詭辯)이다. 한마디로 사람이 일을 하는데 신뢰할 수 없다.

초반 적폐청산에 집중하다보니 국민통합·외교·안보·경제 등의 성적이 부진했을까. 반환점은 힘의 조절 또는 축적된 힘으로 치고 나가야 하는데, 초반에 힘을 다 쏟아도 성적표는 초라했다. 따라서 후반기 내치와 외치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아 국민을 행복하고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심사숙고(深思熟考) 해 본다.

통치의 근본은 국가안보를 튼튼히 하고 먹고사는 문제가 향상된 것을 말이 아닌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적폐청산에만 매몰되거나 야당과 싸우기만 하면 협치는 어렵다. 소득주도성장 등 기존정책을 고집할 게 아니라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 검찰 개혁만이 개혁이 아니라 외교·안보·정책기조·규제·청와대 참모를 개혁하고 쇄신해야 한다. 미국의 방위비압박·일본과의 갈등·대중국관계·러시아의 군용기 도발 등을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 편 가르지 말고 인재를 적재적소에 등용하며, 처절한 반성·성찰·원칙을 지키는 주도면밀한 전략으로 후반기는 성공한 정권의 발판을 마련했으면 좋겠다.
 
/강태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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