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수소산업 육성전략이 필요하다
새로운 수소산업 육성전략이 필요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11.1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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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부용(경남연구원 연구원)
조선과 자동차를 비롯한 수송기계와 부품소재 등 기계산업 전반에 걸쳐 성장동력이 고갈되면서 경남의 제조업과 서민경제가 힘겹게 버텨가는 가운데, 수출 같은 연말특수를 기대하였던 과거의 모습과 다르게 한 해의 마무리로 접하고 있다. 내연기관 중심의 탄소에너지원에 의존하던 도내 운송기계분야는 원자력산업과 함께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지만 제조업의 재구조화도, 새로운 성장원천에 관한 뚜렷한 활로도 보이지 않는다. 수소충전소, 수소발전 등 수소산업 활성화를 비롯한 수소생태계 구축과 수소경제로의 이행에 대한 일부의 노력이 그나마 위안꺼리지만 추진하고 있는 현재의 모습으로는 한계가 크다.

창원시는 최근 수소시대에 대비하고자 창원대와 함께 수소특성화대학 설립과 수소충전소 확대구축 등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수소경제로의 진입에 대한 기반과 기대에 일정한 역할일 뿐 제대로의 추진방향과 비전, 목표와 전략 정립이 미흡해 그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수소의 생산, 가공, 활용 등 수소관련 역내 기업은 한손가락 이내여서 슬로건에 비한 추진방법은 계획 대비 일치성을 떠나 유사성도 낮다. 수소차를 위한 액화시설이나 충전소 확대는 수소사용과 연계한 서비스의 일환일 뿐 수소산업화와는 거리가 있다.

우리나라 기계산업의 심장부이자 제조업이 가장 밀집된 창원을 비롯한 경남도내에 수소산업을 육성하려면 기존의 기계산업을 가장 잘 활용해야 한다. 그간 도내 기업들이 추진해왔던 원자력산업과 풍력산업이 모범사례일 수 있다. 대체에너지 생산과 연관된 이들 업종은 에너지원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자는 게 아니라 잘 발달한 도내 기계장치산업과 부품기자재분야의 기술을 활용하여 발전설비와 부품기자재를 만들자는 계획으로 오늘에 이르렀고 그 결과 관련업종과 기계산업 전반의 발전으로 귀결되었다. 수소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새로운 경제도약을 이루려면 이런 점을 착안하는 전략 설정과 추진이 바람직하다.

수소경제시대의 전개에는 수소의 생산과 가공, 운반과 이용이 용이해져야 한다. 현재와 같이 충전소 설치확대와 액화생산기지 구축 정도의 낮은 이용단계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수소의 생산, 가공, 운반, 활용을 높이려면 품질과 성능 면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그러한 기계류 생산과 보급이 필수이다. 창원 중심으로 포진한 기계업종기술을 빠르게 접목시켜 나간다면 단기간에 가능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생산해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바탕에는 반도체를 만드는 기계장치와 설비가 바탕이다. 삼성전자 공장이 충남 아산, 탕정에 있더라도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한 기계와 장비, 설비부품과 기자재는 기계산업의 집적지인 경남에서 생산하고 공급하는 전략과 같은 이치라는 말이다.

이런 관점에서 수소관련 도내 기계제조업체를 찾아보면 그 수는 부지기수에 달할 것이고, 그들을 중심으로 수소의 생산과 가공장비, 운반과 이용기계 등의 기술개발과 기업지원을 강화하는 전략적 전환이 요구된다. 최근 함양, 고성, 함안 등에서 수소발전소 건립을 추진하려다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야기한 것도 결국은 안전성 검증과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핵심인 바, 이는 곧 수소의 안전한 생산과 이용에 대한 검증된 기계장치산업의 엄청난 수요와 다름없다. 수소의 생산에서 이용에 이르는 전 단계에 안전을 전제하고 산업으로 발전해가려면 경남의 우월한 기계산업군의 활용 여부에 달려있다.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수소산업 생태계 구축과 육성전략을 수립하여 기계산업을 살리면서 수소경제시대를 활짝 열어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송부용(경남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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