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마민주항쟁가와 한국환상곡은 어울리지 않는다
부마민주항쟁가와 한국환상곡은 어울리지 않는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11.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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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점석(경남작가회의 회원)
전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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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에 유신독재를 거꾸러뜨린 부마민주항쟁 40주년과 국가기념일 제정을 기념하여 2019년 10월 29일 부마민주음악제가 열렸다. 음악제가 열리는 3.15 아트센터 대극장에는 현대사의 결정적인 시간을 기억하는 마음이 가득했다. 두 시간 동안 진행되는 음악회는 대부분 친숙한 노래로 구성되어 있었다. 노래를 들으면서 진지해지기도 했고, 기뻐하기도 했다. 다양하게 마련하려고 애쓴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주최 측이 여러모로 신경 써서 전체 18곡을 선정했고, 출연한 가수들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광야에서’와 ‘아침이슬’, 두 곡이 민주화 현장에서 불리던 노래였다. 춘향가 판소리를 할 때에도 탐관오리를 처벌하는 암행어사 출두 장면이었고, 뮤지컬을 할 때에도 프랑스 혁명에서 많이 불렀던 레미제라블의 ‘민중의 노래’를 불렀다. 오페라 파우스트에서 조국을 지키기 위해 앞장섰던 ‘병사들의 합창’도 있었다.

이번 음악제에서 무엇보다 소중했던 것은 설진환 선생이 작곡한 ‘부마아리랑’과 ‘부마민주항쟁가’의 공연이었다. 우리 지역의 역사적 사건을, 우리 지역의 시인과 작곡가가 직접 노래로 만들었다는 점이 자랑스러웠다. 부마항쟁을 직접 경험한 시인 우무석이 작사한 ‘부마민주항쟁가’는 ‘부산서 시작되어 마산 끝장 냈다’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면서 긴 어둠을 맨주먹으로 이긴 부마민주항쟁이 민주주의의 새역사를 다시 썼다는 대목에서 새삼스런 감동을 느꼈다.

전체 음악제의 프로그램은 연합합창단의 한국환상곡으로 시작하여 다함께 부르는 부마민주항쟁가로 마무리되었다. 안익태가 만든 한국환상곡은 마치 국가기념행사 개회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난 다음 순서의 애국가 제창 같은 분위기로 편곡되었다.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맞추어 애국가를 부르는 것 같았다. 행사 팜플렛에는 음악회의 첫 곡인 ‘한국환상곡’에 대해 ‘일제강점기에 민족독립을 쟁취하려는 고무적인 분위기가 담겨 있다’고 소개되어 있었다. ‘한국환상곡’은 민족독립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잘못된 소개이다.

세계적인 음악가 에키타이 안이 만주국 건국 10주년을 기념해 작곡한 ‘만주환상곡’은 1942년 3월 12일에 이어 일본 건국기념일 기원절인 1943년 2월 11일 빈에서 일본대사관과 만주공사관의 관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일본어로 연주되었다. 이 시기에 한반도에서는 극심한 일제의 탄압과 수탈 그리고 강제징용으로 한창 내몰리고 있을 때였다. 이 만주환상곡을 1944년 나치 패망이 확실한 시점에 새롭게 1944년판 ‘한국환상곡’으로 작곡했다. 작곡이라기보다 1938년 더블린 판을 개작한 것이다. 그리고 ‘한국환상곡’은 1946년 3월 1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초연했다. 그래서 1944년판 ‘만주국 환상곡’과 ‘한국 환상곡’은 가사만 다르고, 합창 선율은 같다고 한다. 한신대 이해영 교수는 ‘안익태 케이스’에서 ‘자신이 만든 애국가를 ‘매국’의 도구로 활용하다가 그것을 다시 ‘애국’으로 사용하였다’라고 하였다.

음악제가 어둠에서 시작하여 밝음으로 끝나거나, 3.1운동에서 시작하여 부마항쟁으로 끝나거나, 애국으로 시작해서 반독재로 끝날 수는 있다. 그러나 ‘한국환상곡’으로 시작해서 ‘부마민주항쟁가’ 끝나는 것은 이상하다. 왜냐하면 허수아비 만주국을 찬양한 에키타이 안은, 바로 그 만주에서 일본군 장교였던 다카키 마사오와는 초록이 동색인 관계였기 때문이다. 단순화시키면 ‘한국환상곡’을 첫 곡으로 선택함으로써 음악제 전체가 ‘매국’으로 시작해서 ‘반독재’로 끝난 셈이 되었다.

/전점석(경남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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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고양이 2019-11-18 10:39:50
도요다 다이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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