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이 싫다
통일이 싫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11.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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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재(객원논설위원·한국인권사회복지학회회장)
정승재<br>
정승재

한창 생애의 20대 북한 청년 2명이 그곳이 싫어 탈북 했다가, 우리 정부는 오히려 살인범으로 몰아 북송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사실이라면 공노할 인권유린이다. 지난달 말, 북한은 우리의 전역을 사정거리로 하는 초대형 방사포를 시험 발사했다. 여러 개의 로켓탄을 단 한 번의 버튼으로 발사하는 방사포 시험발사가 올해만도 12번 있었다. 한 달에 한번 이상이다. 당사자인 우리는 말할 것도 없고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군사도발이다. 청와대 안보실이나 국방부는 위협으로 보지도 않는다. 안보불감증, 그려러니 한다. 아전인수로 해석한 억지 평화구축 분위기를 해칠까 어떤 조치도 없다. 발사대를 남쪽으로 향해 쏴, 수 백 만명의 사상자가 생기면 어쩌나?

독재자 김정은 꼭두각시에 불과하여 어떤 재량권도 없는 북한 외무성 관리는 며칠 전 “기회의 창이 매일 조금씩 닫혀가고 있다”라는 말을 풀어 놓았다. 빨리 경제제재를 풀고, 비핵화 시늉에 대한 대가로 돈을 내라는 뜻이다. 연말까지 시한도 정했다. 환심을 얻기 위한 우리 정부의 애절한 심사가 애처롭기까지 하다. 협박과 유화 제스처를 반복한다. 공산주의 전형 전술인 담담타타( 談談打打)다. 상대가 강하면 대화로, 반대로 약하다 싶으면 곧장 밟아버리는 기회주의 말이다. 지겹고 역겹다.

왕권체제 같은 3대에 이른 권력세습을 이룬 곳이 북한이다. 천지지지(天知地知),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 ‘신격화’ 그 실체다. 조부와 부친에 이어 정권을 세습 받은 김정은을 용인하기 어렵다. 지구상 어느 국가도 굶어 죽는 데가 거의 없다. 북한은, 한 해 수십만 명이 굶어 죽는다. 김정은은 절경을 이룬 곳곳에 수 십 개의 호화별장을 갖고, 술과 귀금속 등 사치품을 한해 평균 수 천 억원 이상 사들인다. 새파란 독재자는 주민을 상대로 일말의 실수도 용인하지 않고 온갖의 억압을 자행한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사람답게 살 권리, 인권은 상상조차 불허한다. 백 수 십 개가 넘는 정치범수용소가 지금도 운용되고 있음이 좌증 한다.

개인숭배를 통치기반으로 활용한다. 공산주의를 창시한 마르크스가 통분할 일이다. 면전에서 연습한 듯, 박수조차도 일체감을 드러내야 한다. 사람 사는 이 세상에서 사멸된 전체주의 행태가 거리낌 없이 자행되고 있다. 김정은이 말하면 모든 사람이 필기도구를 갖추고 받아 적는 흉내가 필수적이다. 젊은 집권자가 공사석을 가릴 것 없이, 단 혼자만의 끽연만 허용된다. 전쟁무기로 실전시험을 장난감 다루듯, 재미를 붙인 것 같다. 그 포탄의 희생은 우리, 지구인이다.

무력도발과 군사충돌 방지협약을 담아, 분단 이후 최초의 평화협정이라 할 1970년대 ‘74성명’ 공표 이래로 남침용 땅굴을 수십 개나 팠다. 그 출구가 수 백 개다. 아직도 생존해 있는 500여명의 전쟁포로와 강제 납치한 수 백 명의 우리 어부가 북한에 생존해 있다. 툭하면 이들의 생명을 남북협상 카드로 활용한다. 핵무기를 보유하면서, 글자 그대로 목숨을 위협할 비수를 갖추고 우리와 세계를 협박한다.

선의로 결행한 대통령의 방북으로 약속한 답방도 돈 안주면 안한다는 게 그들의 불변적 자세다. 서울답방이든 또 한 번의 북미 정상회담이든 단하나, 오직 미국 주도의 UN 대북제재 완화가 유일 목적이다. 돈. 돈이다. 그 길이 정권을 유지할 수단이니 말이다. 북한정권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해 봐야 하지 않을까. 통일이 소원이라 했던가. ‘핵’을 안고 위장된 평화전략을 구사하는 전대미문의 세습 독재가가 건재한 그 정권과의 그것이 소원이 될 수 없다. 개전(改悛)없는 시혜나 은전은 그의 독재체제를 고착화시킬 뿐이다. 우리의 희생이 북한주민의 억압과 인권침탈로 연계된다. 김정은 정권과 함께하는 통일은 결단코 싫다. 가장된 평화로, 자유민주주의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선대의 어떤 희생으로 일군 자유 대한민국인데 말이다.

/정승재(객원논설위원·한국인권사회복지학회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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