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첫 검찰 조사에서 진술 거부권 행사
조국, 첫 검찰 조사에서 진술 거부권 행사
  • 김응삼 기자
  • 승인 2019.11.1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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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 사퇴 한 달만에 피의자 신분 조사
‘조사기간 단축…법정서 시비 가릴 것’ 분석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했다.

14일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조 전 장관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조사를 받으면서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

검찰은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의 주식 차명투자 의혹과 자녀의 서울대 인턴증명서 허위발급 의혹, 웅동학원 위장소송 의혹 등을 묻고 있으나 조 전 장관으로부터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와관련 조 전 장관은 이날 오후 5시35분께 변호인단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일일이 답변하고 해명하는 것이 구차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방금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전직 법무부 장관으로서 이런 조사를 받게 돼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내의 공소장과 언론 등에서 저와 관련하여 거론되고 있는 혐의 전체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서 분명히 부인하는 입장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조 전 장관은 “오랜 기간 수사를 해 왔으니 수사팀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면 법정에서 모든 것에 대하여 시시비비를 가려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35분께 조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오후 5시30분까지 변호인 입회하에 약 8시간가량 조사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1일 구속기소된 정 교수의 15개 혐의 중 상당 부분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구속 수사 중인 동생 조모(52)씨의 웅동학원 채용비리·위장소송 혐의와 관련해서도 조 전 장관이 관련됐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본다.

조 전 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의 증거인멸 정황까지 포함해 제기된 의혹이 광범위한 만큼 수차례 추가 소환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이 진술을 계속 거부할 경우 조사 기간이 단축될 가능성이 있다.

비위 혐의로 수사받는 고위 공직자가 검찰 수사의 공정성 등을 문제 삼으면서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한 경우가 적지는 않다. 다만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처럼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다가 구속 수감된 이후 입을 닫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진술거부권은 헌법과 법률에 규정된 피의자의 권리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검사는 피의자를 신문하기 전에 진술을 하지 않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알려야 한다. 다만 검찰 입장에서는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여겨 신병처리 등 향후 수사절차를 진행할 때 고려대상으로 삼을 수는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미 2개월 넘는 강제수사로 관련 증거들이 광범위하게 수집된 만큼 조 전 장관이 섣불리 진술을 내놓기보다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법원에서 유무죄를 다투겠다는 전략을 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 전 장관은 정 교수가 구속기소된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어떤 혐의일지는 모르나, 저에 대한 기소는 이미 예정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경우 저에 대한 혐의 역시 재판을 통하여 진실이 가려지게 될 것”이라며 “참담한 심정이지만, 진실이 밝혀지고 저의 명예가 회복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고 썼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증거에 어긋나거나 허위로 한 진술이 법원에서 드러날 경우 재판 결과에 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계산에 넣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정경심 교수에 대한 구속 전후 10여 차례 피의자 신문을 통해 수사 전략을 어느 정도 확인한 조 전 장관 측이 검찰의 논리적 허점을 파악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 인력이 대거 투입돼 고강도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가족들이 대거 연루된 사건 특성상 가족간 내밀한 의사소통 과정까지 밝히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수사 초기부터 나왔다.

검찰 수사부터 법원 재판까지 일관되게 진술을 거부해 성공한 사례도 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2009년 12월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된 직후부터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다가 불구속 기소됐다. 재판에서도 검찰 신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은 한 전 총리는 2013년 3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1일 두 번째로 기소된 부인 정경심(57·구속) 동양대 교수의 15개 범죄 혐의 중 상당 부분에 연루된 정황이 있다. 검찰은 정 교수가 2차전지업체 더블유에프엠(WFM) 주식을 차명으로 매입한 사실을 알았는지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딸(28)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을 둘러싼 의혹도 뇌물 혐의로 번질 수 있는 핵심 조사대상이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을 상대로 딸과 아들(23)이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는 과정에 관여했는지도 물을 방침이다.

증거인멸에 관여하거나 방조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부부의 자산관리인 노릇을 한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37)씨로부터 서울 방배동 자택 PC 하드디스크를 교체할 당시 조 전 장관에게서 “아내를 도와줘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동생 조모(52·구속)씨의 웅동학원 채용비리·위장소송 혐의와 관련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본다. 웅동학원은 부친 고 조변현씨에 이어 현재 모친 박정숙(81)씨가 이사장을 맡는 등 조 전 장관 가족이 운영하는 경남지역 학교법인이다. 조 전 장관은 1999∼2009년 웅동학원 이사를 지냈다. 검찰은 조 전 장관 PC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웅동학원 가압류에 대한 법률검토 문건을 확보해 위장소송 관여 여부를 확인해왔다.

김응삼기자·일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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