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빛바다에 감성을 묻다[15] 고흥 남열해맞이길
쪽빛바다에 감성을 묻다[15] 고흥 남열해맞이길
  • 박도준
  • 승인 2019.11.17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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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봉오리 같은 팔영산 아래 꽃처럼 핀 섬들
코스: 지붕 없는 미술관 전망대~고흥우주발사전망대~팔영대교(18㎞)
오션뷰 전망대: 지붕 없는 미술관 전망대, 고흥우주발사전망대
명소: 사자바위와 몽돌해변, 용바위, 팔영대교
문의: 관광안내 016-830-5637

 
고흥우주발사대전망대에서 바라본 남열해돋이해수욕장. 고흥반도 너머로 해가 지고 있다.
아름다운 절경을 품고 있는 고흥 팔영산과 팔영산이 붓에 먹을 먹여 다도해에 휙 뿌린 듯 올망졸망한 섬들이 하늘과 바다와 한 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지는 다도해. 바다와 뭍의 경계선상에 놓인 남열해맞이길은 다도해가 품어내는 아름다움과 지붕 없는 미술관 전망대, 고흥우주발사전망대, 미르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경치 또한 압권이다. 특히 통행량이 적은 주중에는 조용하기 그지없어 사색하며 걷거나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기 좋은 곳이다.

가는 길에 중산일몰전망대에 들렀다. 남양면 중산리에 자리한 이 전망대로 15번 국도 옆에 있다. 순정 영화촬영지로 이름을 알린 곳으로 해넘이가 장관일 뿐만 아니라 썰물 때면 모습을 드러내는 갯벌이 섬들을 연결해 준다. 가까이 가면 갯벌 위로 바닷물이 물길을 내 나무가지처럼 보이고, 모새의 기적처럼 우도까지 난 길도 모습을 드러낸다.

하트모양의 안내판엔 ‘보고 싶은 너에게’라는 문구와 함께 순정 촬영지임을 알리고 있다. 이곳에서 하늘에 걸린 해와 바다에 담긴 해, 그리고 갯벌에 빠진 해를 볼 수 있다. 새악시의 얼굴처럼 연분홍으로 물드는 석양을 배경으로 연인들과 부부들이 기념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중산일몰전망대에서 사진찍는 연인들
해맞이길이라 남열리에 있는 펜션에서 지새우고 아침해를 볼 요량으로 달려갔으나 카드결제가 안 된다는 말에 고흥읍으로 발길을 돌렸다. 차량을 찾기 힘들 정도로 조용했다.

아침엔 물안개와 미세먼지가 많아 장엄한 아침 해를 보지 못했다. 아침해를 보지 못한 안타까움을 뒤로 한 채 찾은 ‘지붕없는 미술관 고흥 남열전망대’에는 포토존이 3개 연이어 있다. 포토존 사이로 섬들이 연출하는 풍경들은 작품사진을 걸어놓은 듯하다. 그래서 전시관이라는 이름을 붙인 모양이다. 전국 100대 산림경관관리지역으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전망대 너머로 옥태도와 비사도, 등받치기섬 등이 바다 위에 전시되어 있고 저 멀리 우주센터를 품고 있는 나로도가 보인다.

 
지붕없는미술관전망대, 노을은 전시작품이 된다.
지붕없는미술관전망대, 바다 풍경을 작품으로 만드는 곳.
미르마루길인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억새들의 하늘거림 사이로 하얀 부표가 일사불란한 양식장과 어선들이 바다 위를 장식하고 있다. 낭떠러지 아래엔 개미취가 아침햇살을 받으며 바람결에 살랑거린다. 가을이 무르익고 있다.

다랑이밭 사이로 남열해돋이해수욕장이 나타났다. 그리고 우주발사전망대가 장군처럼 북쪽 산 위에 우뚝 서 해수욕장을 내려다보고 서 있다. 막 이룩하는 발사체를 닮았다. 700여m 해수욕장의 모래는 부드러웠으며 조개 등 패류껍데기가 많이 섞여 있다. 우미산에서 흘려내린 시냇가에서 발자국을 찍고 노는 이름 모를 새 한 쌍을 뒤로 하고 우주발사전망대로 향했다. 전망대 가는 길, 전경을 사진에 담으려고 수차례 시도하였으나 작품이 나오지 않았다.


통일운동의성지 비가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우주발사전망대로 향했다. 전망대 앞에는 우주로 향하는 대한민국의 염원을 담은 듯 우리나라 지도가 화단으로 꾸려져 있다. 푸른빛을 내는 전망대는 구름에 가려진 햇빛을 받아 묘한 기운을 품어낸다. 4층부터 걸어서 올라가면서 조망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놨다. 7층 커피숍에 앉아 조망권을 감상했다. 남쪽으로 흰 파도가 황토색을 발하는 해수욕장의 모래톱을 간지럽히고 있고 그 너머로는 남열마을과 다랑이밭, 섬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한 폭의 그림같이. 서쪽으로는 우미산, 북쪽으로는 용바위와 사자바위가 있다. 승천한 용의 전설처럼 해안가 절벽들이 용의 비늘처럼 해안을 지키고 있고 용의 역린처럼 용바위가 보인다.
 
우주발사대전망대 카페. 고흥에서 나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
고흥우주발사대 모양의 전망대. 3층 야외전망대에서는 망원경으로 발 아래 섬들을 손에 잡을 듯 볼 수 있다. 360도 회전하는 7층 전망카페에서 고흥반도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고흥우주발사대전망대 입구 앞에 조성된 한반도 지형 화단. 울릉도와 독도도 챙겨 놓았다.
전망대부터 용암선착장까지 4㎞ 해안길은 미르마루길탐방로로 개발되어 있다. 용의 순우리말인 미르와 하늘의 순우리말인 마루를 합쳐 명명한 이 길은 다도해의 수려한 경관과 나로호 발사의 역사적인 순간을 볼 수 있는 우주발사전망대, 용바위와 사자바위에 얽힌 전설 등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생태문화를 즐길 수 있는 탐방로이다.

탐방로를 뒤로 하고 차로 몽돌해변과 사자바위로 향했다. 표지판을 따라 갓길로 들어서자 차선이 급격하게 좁아져 숨어있는 몽돌해변과 멀리 있는 사자바위와 눈인사만 나누고 돌아 나왔다.

난간 끝이 강화유리로 아래를 볼 수 있도록 만든 미르전망대는 용바위와 해안 절벽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초록빛 바다에서 용틀임하듯 절경을 이루고 있다. 발아래 강화유리는 아찔하게 만들었다. 용굴 너머로 사자바위와 우주발사전망대가 보인다.

 
몽돌해수욕장
용바위 위편에 조성된 용상징물.
제주도도 아닌데, 용두암이 용바위 아래에 툭 튀어나와있다.
두 마리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의 용바위. 암벽이 파인 흔적이 그럴듯하다.
강인한 생명력으로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피어 있는 해국을 뒤로 하고 용바위를 찾았다. 울퉁불퉁한 암반은 여러 지층이 섞여 있다. 두마리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처럼 크게 패인 자국이 두 줄로 바위의 정상으로 향한다. 정상에는 전설을 완성하려는 듯 용 조형물을 설치했다. 짠 바닷물이 수시로 들고 나는 암반 위에는 웅덩이마다 소금결정이 반짝인다.

용머리 바위 옆으로 난 나무 난간길을 따라 오르자 햇볕을 받아 서기가 서린 용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황금색으로 만든 용은 승천하는 듯 다리에 여의주를 들고 있다. 용 앞에 눈감고 용의 숨결을 느끼면서 두 손을 모아 소원을 간절히 떠올리면 이루어진단다.

팔영대교를 찾아가는 길에 남포미술관에 들렀다. 막 단풍이 드는 팔영산 아래 하얀 건물로 단장되어 있는 이 미술관은 옛 영남중학교의 폐교를 개조해 만든 제1호 사립미술관이다. 아담하게 꾸민 정원과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전시회뿐만 아니라 음악회 등 지역민의 예술문화행사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남포미술관
적금도를 이어주는 팔영대교를 지나면 길이 끝난다. 고비 넘어 낭도대교는 이미 완공됐지만 도로가 아직 연결되지 않아 더는 못간다.
우각산을 돌고 돌아 팔영대교를 찾았다. 고흥군 영남면 우천리와 여수시 화정면 적금도를 있는 이 다리는 깨끗한 남해바다와 뛰어난 조형미를 갖추고 있다. 우천리에서 도로절개면을 덮고 있는 감국에 취해 한참을 머물다가 다리를 건넜다. 한국시설안전공단 특수교관리센터 고흥사무소 앞에서 길이 끊겼다.

팔영대교 아래 몽돌휴게소를 들어가보니, 밥 때 늦은 길손을 다정히 맞아 준 주인이 얼른 밥상 하나를 차려 왔다. 묵은 김치에 양념 두부가 생각보다 담백한 집밥 맛이다. 구수한 믹스커피까지 얻어마시고 길을 물어보니 낭도를 잇는 다리는 이미 완공됐고 길만 놓이면 건너갈 수 있단다. 길이 이어지면 섬과 섬을 이어서 고흥에서 여수까지 연도교가 놓인다. 이 연도교가 완공되면 다도해의 섬들을 차량으로 건너면서 관광할 수 있다.

 
고흥유자석류축제가 11월 3일까지 열렸다.
제1회 고흥 유자석류축제가 10월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열리고 있는 고흥읍으로 가는 길에 팔영산이 자태를 드러냈다. 강산리 해안도로에서 3개의 기암괴석 봉우리가 보였다. 팔영산은 여덟 봉우리가 남쪽을 향해 일직선으로 뻗어있고 선녀봉과 깃대봉 총 10개의 암석봉우리가 있다. 푸른 숲속에서 함초롬한 연꽃봉오리가 막 피어오르는 듯하다. 올라가서 무슨 봉우리인지 확인하고 싶었지만 뒷날을 기약했다.

제1회 고흥유자석류축제 열리는 곳에서 유자와 묘목을 사고 꼬막축제가 열리는 벌교에서 유명 꼬막 음식점에 들러 점심을 먹고 돌아왔다. 유자석류와 꼬막은 지금이 제철인 모양이다. 남열해맞이길 탐방은 지금이 적기이다.

글·사진=박도준·김지원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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