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인적쇄신 ‘신호탄’ 올랐나

김성찬·김세연 불출마 선언
현역 물갈이 신호탄 ‘충격파’
영남 중진들 ‘침묵·반발’ 기류

자유한국당 김성찬 의원(창원 진해)과 김세연 의원(부산 금정)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현역의원 물갈이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보수진영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경남출신 김성찬 의원은 지난 15일 책임지기, 기득권 내려놓기, 자유세력 대통합과 혁신 등을 이유로, 이어 17일에는 부산출신 김세연 의원이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물론 의원 전체가 총사퇴하고 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이달 6일 초선 유민봉 의원, 15일 재선 김성찬 의원의 불출마보다 훨씬 더 무게감 있게 중진의원들의 거취를 압박할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공천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여의도연구원장까지 맡고 있는 만큼 그가 앞장서서 총선 도전의 뜻을 내려놓는 모습이 던진 것은 당내에 상당한 충격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 불출마를 요구받고 있는 영남권을 비롯한 중진 의원들이 현재까지 꿈적도 하지 않고 있어 인적 쇄신을 제대로 되겠느냐는 우려가 당내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영남권 중진의원들 사이에선 특정 지역을 겨냥해 일괄 배제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반대 여론도 있다. 치열한 경선을 뚫고 본선 당선까지 간 만큼, 영남권중진이라고 해서 역차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그러나 김성찬·김세연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당의 인적쇄신 요구는 또다시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청년 맞춤형’ 공약을 내보이며 ‘2030 표심 잡기’에 나섰고,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은 ‘권은희·오신환·유의동’ 등 ‘40대 트리오’를 앞세워 젊은 바람을 일으키려는데 한국당만 변화에 뒤처졌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초·재선 의원들도 ‘물갈이’에 자유롭지 못하다 것이 중론이다. 이들 대부분이 당 위기때마다 ‘보신’과 ‘침묵’으로 일관하는 등 ‘변화“와 ‘혁신’보다는 주류에 기대 생명 연장에 급급했다는 비판이 강하다.

특히 초선들은 박근혜 정부 시절 공천 받아 국회에 입성한만큼 당 쇄신론을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달 31일 끝난 당무감사에 영남권 초·재선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진의원들과 초·재선을 포함한 대폭적인 ‘물갈이 론’ 강하게 나오고 있으나 정작 황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쇄신의 명확한 방향조차 제시하지 못한 채 의원 개개인의 자발적인 불출마 선택만 막연히 기다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지지부진한 인적쇄신을 위해 강력한 리더십 필요하다는 것.

당내에선 2000년 16대 총선 당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공천 사례와 2016년 20대 총선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모델’을 황 대표가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왔다.

‘고인 물’이 되어 버린 중진 의원들은 물론 일부 초·재선 의원들까지도 물갈이 대상에서 예외는 아니기 때문에 인적쇄신이 성공하려면 황 대표가 당내 모든 의원에게 칼을 휘둘러야 한다는 뜻이다.

당 일각에선 황 대표의 리더십이 계속 표류할 경우 비상대책위원회나 조기 선거대책위원회를 띄워서라도 국면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김응삼기자

김응삼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