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호 선체 약해 자체 진압 못하고 두동강 침몰
대성호 선체 약해 자체 진압 못하고 두동강 침몰
  • 강동현 기자
  • 승인 2019.11.19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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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신호 못보낼 정도로 급박한 상황 추정
사고해역 2~3m 높은 파도 수색작업 난항
◇긴박한 구조요청=“불이야! 불이 났어요.” 불은 만선의 꿈을 안고 바다로 나간 통영 선적 연승어선 대성호(29t·승선원 12명)를 무심히 집어삼켰다.

19일 오전 7시 15분께 불이 붙은 대성호 인근에 있던 다른 어선이 대성호를 발견했을 때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선원들이 미처 대피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화마가 어선을 덮친 것으로 해경은 추정했다. 실제로 해경에 구조된 김모(60·경남 사천시)씨는 구조 당시 얼굴 등에 화상이 심했고 의식과 호흡, 맥박이 없는 상태였다.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진 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고 당시 대성호는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나 SOS 구조 신호조차도 보내지 못할 정도로 긴급한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해경은 추정했다. 신고 어선 선원은 “어선에 불이 붙어 있다. 불이 붙은 어선이 바다에 떠 있다. 빨리 구조 바란다”며 다급한 목소리로 해경에 구조를 요청했다.

오전 8시 15분께 해경청 헬기가 화재 현장에 도착했다. 이어 해경 경비함정이 도착해 오전 9시 30분까지 대성호에 붙은 불을 끄려고 소화포를 이용해 물을 연거푸 뿌려봤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 화마는 오전 9시 40분께 대성호가 파도에 뒤집혀서야 겨우 사라졌다.

대성호는 지난 8일 경남 통영항에서 출항해 갈치 등 잡어 잡이에 나섰다. 망망대해를 다니며 만선으로 귀향할 날을 꿈꾸고 있었다. 사고가 난 이날은 열하루째다.

해경 등의 조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3시께 대성호 선원들은 조업을 위해 주낙 등을 투승(바다에 던짐)을 한 후 주낙과 그물에 고기가 걸려 잡히기를 기다리며 잠시 휴식을 취했던 것으로 해경은 추정했다.

한 어민은 “갈치잡이 어선은 일반적으로 새벽에 일어나 주낙에 꽁치 미끼를 끼는 작업을 하고서 바다에 주낙을 던져 놓는다. 그런 다음에 아침 8시쯤에 식사를 하고 바다에 풀어 놓은 주낙을 걷어 올리는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대성호의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도 오전 4시까지는 잡혔다. 오전 4시부터 화재 신고가 해경에 들어온 오전 7시 15분까지 3시간여 사이에 어선에 불이 시작된 것으로 해경은 봤다.



◇골든타임 20일 오전 4시 전후=이날 새벽 대성호와 함께 조업하던 다른 어선은 교신을 통해 오전 3시까지만 하더라도 대성호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인근 어선은 오전 6시께 대성호를 호출했으나 응답이 없었고 확인해 보니 연기가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 해경에 신고했다. 또한 자동선박식별장치(AIS) 수신기에 화재 어선의 신호가 오전 4시 15분까지 잡혔다가 사라진 것으로 보여 화재는 오전 4시를 전후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경에 따르면 당시 사고해역의 수온이 19∼20도임을 고려할 때 생존 가능 시간은 24시간이다. 실종자들이 구명조끼를 입었을 것으로 가정할 때 골든타임은 20일 오전 4시를 전후한 시각으로 예상된다.

해경은 현재 해경함정 8척, 해군함정 2척, 관공선 6척, 민간어선 3척, 헬기 11대를 동원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해경은 표류예측시스템을 통해 해류가 사고 지점에서 남동쪽으로 표류한 뒤 북서방향으로 다시 표류했을 것으로 보고 수색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기상 상황이 나쁜 상황에서 강한 파도 등으로 인해 예상보다 멀리까지 떠내려갔을 가능성도 있다.

백학선 제주해경청 경비안전과장은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해 수색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3m의 높은 파도와 강풍으로 인해 수색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가자원을 총 동원해 실종자의 소중한 생명을 구조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17년된 29t 어선=통영시 어선 등록자료에 따르면 대성호는 2002년 4월 건조된 29t짜리 연승어선이다. 선체 재질은 섬유 강화플라스틱(FRP)이다. 대성호 선체 재질이 FRP인 점도 화재를 자체적으로 진압하기 어렵게 한 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 FRP는 건조비가 비교적 싸고, 관리가 쉬워 어선 건조에 많이 활용된다. 그러나 외부 충격과 화재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 불길에 휩싸인 대성호는 결국, 전체가 뒤집어졌고 두동강이 나서 침몰했다.

강동현기자·일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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