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고 지는 사람과 싸우지 않고 이기는 사람’
‘싸우고 지는 사람과 싸우지 않고 이기는 사람’
  • 경남일보
  • 승인 2019.11.2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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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경(객원논설위원·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요즘 읽고 있는 책이 있다. 송병락 서울대 명예교수가 쓴 ‘싸우고 지는 사람, 싸우지 않고 이기는 사람’이다. 책의 내용을 인용하고자 한다. 개인은 물론이고 기업이나 국가, 어느 조직도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이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는 ‘전략’이다.

파리가 하루 100㎞를 날아갈 수 있다면 의아해하겠지만 말 엉덩이에 붙으면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전략이다. ‘전략’을 일본 최고의 사무라이와 대결할 경우를 예로 들면 이렇다. 좋은 칼을 구해 열심히 싸워 이기려는 것이 ‘전투적 의사결정’이고 싸우기 전날 미인계 등 적의 힘을 약화하는 방법으로 이기려는 것은 ‘전술적 의사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미국의 페리 제독처럼 사무라이가 넘볼 수 없는 자동권총과 기관총의 위용을 보여줌으로써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전략적 의사결정’이다. 훌륭한 전략가에게는 전술과 전투적 의사결정 모두 중요하지만 역시 한발 앞서 미래를 예측하고 경쟁자와 다른 나만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 실행하는 전략적 의사결정이 우선돼야 한다.

베트남에는 호치민이 있지만 진정한 전략가인 ‘보 구엔 지압’ 장군이 있다. 세계의 강대국인 프랑스, 미국, 중국을 상대로 베트남을 독립시킨 베트남의 전쟁영웅이다. 그는 미국으로 유학 갈 때 성경과 손자병법을 챙겨갔다고 한다. 손자병법에서 배운 대로 ‘공부도 전략’이란 생각을 하고 ‘머리를 써서 덤볐더니’ 석·박사 과정을 2년 반 만에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송병락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제 성실만으로 이길 수 없는 세상이 됐다며 전략에도 실천 방법이 있다고 강조했다. 전략 십계명은 다음과 같다. 항상 더 좋은 방법, 다른 방법을 찾아라. 너의 강점을 보완하라. 세상 변화(패러다임)를 잘 읽고 리드하라. 공통점과 차이점을 파악하고 차이점을 차별화 전략으로 연결시켜라. 팀·조직·시스템의 힘을 활용하라. 자신의 문화를 창조하고 자신의 브랜드를 관리하라. 혁신하라. 나도 남도 승자(윈·윈)가 되게 하라. 열등의식에서 빨리 벗어나라. 하늘이 보고 있다. 끝까지 노력하라.

모기라는 책 중에는 이런 이야기도 있다. 모기는 보통 멀어도 약 3㎞ 날 수 있다. 하지만 대개는 자신이 태어난 지점에서 400m 반경 바깥으로 나가지 않는다. 그런데도 아프리카에서 출발한 모기는 유럽, 아메리카 대륙으로 세력을 확장했다. 모기는 기회가 오면 과감하게 새로운 환경에 도전했다. 새로운 환경을 탐색하고 도전하지 않으면 위기에 도태될 것이고 멸종할 것이다. 어떤 환경에도 살아남으려면 늘 새로운 환경에 도전해야 한다.

올해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 시·도편 2017~2047년’에 따르면, 2017년부터 30년간 경남의 인구는 30만명이 감소하는 등 지금보다 9~14%까지 인구가 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경남은 출생과 사망이라는 자연 증감에서 보더라도 올해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학령인구도 격감한다. 30년 뒤에는 경남의 학생 수는 현행보다 4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추산됐다.

최근 경남과기대와 경상대 구성원들에게 통합 의사를 물은 결과 찬성이 많이 나왔다. 경남과기대와 경상대는 통합 찬반 투표 결과 경남과기대의 찬성은 63.68%, 경상대는 62.36%가 찬성했다. 두 대학의 찬성률 차이가 1%포인트 안팎으로 비슷했다. 이번 찬반 투표는 대학 통합 추진 기본계획안 설명회와 공청회를 거쳤고 참여 범위도 넓혔다. 투표를 앞두고 동창회와 일부 학과, 학생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부정적인 분위기도 있었지만 대세는 찬성 쪽이었다.

이제 양 대학은 끊임없는 내부 혁신을 통해 남쪽의 서울대학을 만들어야한다. 이와 같이 교육균형발전을 통해 국가 균형 발전의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싸우고 지는 사람보다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진정한 전략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남경(객원논설위원·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경남과기대 김남경 총장
경남과기대 김남경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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