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공영사(憑公營私)
빙공영사(憑公營私)
  • 경남일보
  • 승인 2019.11.2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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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동서(古今東西)의 성현(聖賢)이나 철학자, 위인들은 세속적인 의미에서 출세를 가르치지 않는다. 출세가 부질없거나 허황한 것으로 일러주고 있다. 출세를 치사(恥事)한 욕망의 소산(所産)으로 본다. 예전부터 우리나라는 출세에 목을 맨다. 벼슬을 못 하면 죽어서도 ‘제사신위(祭祀神位)’에 ‘현고학생(顯考學生)’으로 적는다. 과거시험에 합격해야 성공한 인생으로 평가됐다.

▶다음 달이면 새 총리, 장관 등의 청문회가 열린다. 장관 후보에 오르는 것조차 사양한다는 것이다. 전국에 생방송하는 청문회장에서 발가벗기는 모습이 싫어서라도 본인은 물론 가족이 반대한다고 들린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깨끗한 인사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청문회는 내시경으로 오장육부를 검사하듯 마치 현미경 검사 같다. 청문회를 지켜보면 정의, 평등, 공정은 출세에 걸림돌이다. 출세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정의롭지 않아야 되고 공정하지 않아야 가능한 사회라고 증명해 보이고 있다. 청문회 때 낙마, 패가망신(敗家亡身)한 사례도 허다하다.

▶요즘은 인터넷, 현미경, 망원경으로 감시, ‘먹지도’ 못한다. 사명감과 능력을 두루 겸비하지 못한 사람이 벼슬을 하면 피를 보거나 감옥에 간다고 봐야 한다. 벼슬 없이 여유롭고 한가로운 삶을 즐기면 무관유한(無官有閑)이 되고 공을 빙자해서 사익을 추구하면 감옥 가는 빙공영사(憑公營私)가 된다.
 
이수기·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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