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진주지역국 통폐합 저지해야
KBS 진주지역국 통폐합 저지해야
  • 경남일보
  • 승인 2019.11.2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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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식(진주교대신문사 편집국장)
정우식

KBS 진주지역국의 창원 총국 통폐합 문제로 진주 지역 사회가 술렁인다. 지난 7월 19일 새벽 KBS 본사 경영진은 경영적자 해소를 이유로 진주 등 7개 지역국 구조조정을 골자로 하는 ‘2019 비상경영계획’을 기습 발표했다. 각 지역국의 TV프로 제작, 편성, 송출, 총무 기능을 총국으로 이전하고 지역국에는 라디오, 보도, 기술정비, 수신료 업무만을 남겨 경영 정상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지역국은 도심지역 중심의 총국이 담기 힘든 지역 곳곳의 목소리를 담은 TV프로 제작 및 편성, 보도를 위해 개설되었다. 따라서 지역국의 제작, 편성, 총무 기능을 총국으로 넘긴다는 것은 지역국의 개설 취지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사실상의 폐지라고 볼 수 있다. 계획안이 실현될 경우 지역국은 자체 프로그램 제작도 하지 못한 채 수신료 징수와 최소한의 보도만 광역 총국에 전송하는 ‘출장소’ 정도의 위상으로 격하된다.

서부 경남은 교육, 문화, 산업 등 동부 경남에 비해 다방면에서 낙후됐다. 인구 유출도 심각하며 대부분의 지자체가 소멸 위험군이다. 안 그래도 지역 사회의 붕괴가 가속화되는 와중에 서부 경남의 목소리를 전하던 진주지역국이 사실상 폐쇄된다면 지역의 목소리를 모으는 것도, 지역 현안을 공론화하는 것도, 지역문화를 담는 것도 힘들어질 것이다. 창원 총국에서도 기존 진주지역국의 제작, 편성기능을 하겠다지만 서부 경남의 사정을 속속들이 담기에는 역부족이다. 현재도 지역국에는 최소한의 제작인력만 있는 상황이다, 창원 총국으로의 통폐합이 진행되어 제작, 취재에 물리적 제약이 생긴다면 서부 경남 현안에 대한 보도 우선순위는 자연스레 후 순위로 밀릴 것이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 돈이 모이고 돈이 모이는 곳에 사람이 모인다. 그리고 사람을 모으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인프라’가 필요하다. 언론 인프라는 그 지역의 목소리를 모으고 힘을 싣는다는 점에서 지역 발전을 위해 다른 인프라만큼이나 중요하다. 지금은 지역국 폐쇄지만, 또 이러한 경영난이 발생할 때 KBS는 결국 각 광역 총국의 기능까지 축소하려 하지 않을까. KBS의 지역국 통폐합을 좌시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정우식(진주교대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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