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숨어있던 근대문화유산 ‘진주역 차량정비고’
꼭꼭 숨어있던 근대문화유산 ‘진주역 차량정비고’
  • 경남일보
  • 승인 2019.11.2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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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숙(진주미술협회 문화정책위원장)
폐역이 된 옛 진주역 안쪽으로 조금만 걷다 보면 붉은 벽돌로 지어진 독특한 외관의 건물을 만나게 된다.

이 벽돌 건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일제강점기 때 경전선과 호남선이 개통되면서 종착역이었던 이 곳 진주역에 열차의 정비를 위해 지어진 이른바 ‘진주역 차량 정비고’이다.

진주역 차량정비고는 2005년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202호로 지정되었다고 하는데, 이곳에 대해 알고 있는 진주시민은 그리 많지 않다.

2개의 아치형 출입구 사이로 높이 솟은 중앙 상부와 뾰족한 지붕, 건물의 정면 가운데 상단부에 뚫은 둥근 창, 서양의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이 건축물은 이국적 풍광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외양을 가졌다. 아름다움과 고풍스러운 멋을 한껏 뽐내며 100년 가까운 세월의 이야기를 머금고 우뚝 서 있어 더욱 위엄 있게 느껴진다.

이 건물 외벽에는 한국전쟁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짐작케 하는 총탄의 흔적도 남아 있어서 침략과 수탈의 상징이었던 일제 강점기를 지나 한국전쟁의 시대적 상황을 고스란히 전하는 아픈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이렇게 역사적 의미가 깊은 문화유산 ‘진주역 차량정비고’는 오랫동안 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채 흉물로 방치돼 왔다.

역사적, 건축사적, 철도사적 가치가 있는 문화 산물인 ‘진주역 차량정비고’,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구 진주역 재생프로젝트 사업이 추진됨으로서 ‘진주역 차량정비고’는 문화가 숨 쉬는 진주의 역사적, 창조적 명소로서의 재탄생을 꿈꾸게 되었다.

사업 추진에 앞서 무엇보다 진주시민들로 하여금 근대의 시간과 역사를 품은 진주 근대문화 유산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전국 곳곳의 근대산업 유산들이 문화공간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가운데 기능을 잃고 방치되었던 ‘진주역 차량정비고’도 문화와 예술이 움트는 역동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개발 중심의 도시정비에 역점을 두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의 도시재생은 도시의 역사성을 지닌 공간이나 유·무형의 문화자원을 활용하여 도시재생에 문화를 입히는 형태로 변천해 가고 있다.

꼭꼭 숨어 있던 근대문화유산 ‘진주역 차량정비고’의 원형을 잘 보존하면서 과거와 현대를 잇는 장소로서 기억되는 진주문화브랜드로 가꾸어가는데 시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강현숙(진주미술협회 문화정책위원장)
 
강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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