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별동대 의혹’ 정면부인
靑 ‘별동대 의혹’ 정면부인
  • 김응삼 기자
  • 승인 2019.12.02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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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관 사망경위 밝혀야” 檢압박
청와대가 2일 과거 민정수석실에서 이른바 ‘백원우 별동대’가 가동됐다는 의혹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했을 뿐”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나아가 청와대는 특별감찰반원 출신 수사관이 숨진 사건을 두고 “이유가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며 검찰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소위 ‘하명수사’ 의혹이 제기된 이후 구체적 언급을 삼가온 청와대가 사실상 처음으로 적극 대응에 나선 것으로, 여기에는 의혹이 더 확산하면서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심각한 여론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야권 및 일부 언론에서는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민정비서관으로 일하던 당시 일부 특감반원을 이른바 ‘별동대’로 꾸려 업무영역을 뛰어넘는 감찰활동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특히 이 ‘별동대’가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수사’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흘러나왔으며, 나아가 여기에 소속돼 활동했던 수사관이 전날 숨진 채 발견되자 청와대 안팎에서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런 가운데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특감반원들은 울산시장 첩보문건 수사 진행과는 일절 관련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앞서 고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으로 “하명수사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히거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해당 의혹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청와대 대변인이 마이크를 잡고 공식 반박한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는 이에 더해 전날 숨진 수사관에 대해서도 검찰을 역으로 겨냥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고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해당 수사관이) 어떤 이유에서 그러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가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민정비서관실 업무와 관련된 과도한 오해와 억측이 고인에 대한 심리적 압박으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깊이 숙고하고 있다”라고도 했다.

청와대의 이런 대응을 두고 향후 청와대와 검찰 사이의 긴장 기류가 더 심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이 조사 중인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 의혹 사건의 경우에도, 청와대는 ‘민정수석실 차원에서 감찰을 했으며 그에 합당한 조치를 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하명수사’ 의혹에서도 청와대가 정면 반박에 나서면서 대립각이 더 첨예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해당 수사관이 별건수사를 받은 사실을 혹시 청와대는 파악하고 있나’라는 질문에는 “제가 알지 못하는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워낙 민감한 사안인 만큼 확인되지 않은 사안을 섣불리 언급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칫 성급한 발언을 할 경우 ‘역풍’의 빌미를 줄 우려가 있다는 판단도 엿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개발언에서 국회에 민생법안 처리를 당부하고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성과에 대해 평가하면서도 검찰을 향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문 대통령이 직접 언급할 경우 파장이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응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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