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박완수 카드는 김태호·홍준표 견제 다목적 포석
황교안, 박완수 카드는 김태호·홍준표 견제 다목적 포석
  • 김응삼
  • 승인 2019.12.0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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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 창원시장시절 서로 호불호 엇갈려
내년 총선 도내 지역구 노리는 김·홍 ‘눈치’
경남 험지 ‘김해갑·을’ 강제 차출 출마설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일 사무총장에 박완수 의원을 임명함에 따라 당내 대권 잠룡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와 홍준표 전 당대표에게 견제구를 날릴 것 아니냐는 해석 나온다.

이에 고향 산청·함양·거창·합천과 밀양·의령·함안·창녕 출마를 각각 준비 중인 김 전 지사와 홍 전 대표가 내년 총선 때 자유한국당 공천 받기가 쉽지않을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두 사람을 경남 험지인 김해갑·을에 출마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황 대표가 김·홍 두 사람에게 견제구를 날린 것은 2022년 3월 대선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

황 대표가 박 의원을 공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무총장에 임명한 것은 경남을 자신의 확실한 지지기반으로 만들고 김 전지사와 홍 전 대표를 견제하려는 다목적 포석으로 ‘돌’을 놓았다는 분석이다.

김·홍 두 사람이 고향에 출마하려는 것도 2023년 3월 대권 꿈을 꾸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그동안 서울과 경남 김해 등에서의 정치가 ‘사상누각’(기초가 약하여 오래가지 못하다는 뜻)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 내년 총선 때에는 고향 출마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이들은 당선되면 곧바로 대권 도전을 선언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김 전 지사는 현재도 현역 의원 10여명 이상과 모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홍 전 대표도 제도권 진입에만 성공하면 언제던지 대권 도전에 나설 채비가 돼 있다고 한다.

이에 김 전 지사와 박 총장 간에, 홍 전 대표와 박 총장 간의 인연이 세간의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김 전지사와 박 총장 ‘맑음’과 ‘흐림’ 상존

박 총장과 김 전지사의 관계는 ‘맑음’과 ‘흐림’ 이 함께 상존하고 있다.

박 총장과 김 전 지사는 2004년 창원시장과 경남도지사 보궐선거로 당선돼 2006년 5월 지방선거에서 나란히 재선에 성공해 도지사와 창원시장으로 호흡을 맞춰왔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안상수 창원시장 시절에 있었던 ‘갈등’과 ‘알력’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무난하게 도정과 시정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다.

황 대표와는 2009년 창원지검장으로 재직할 당시 김 전 지사는 도지사로,박 총장은 창원시장으로 함께 근무하면서 지역 기관장 모임 등을 통해 친분을 쌓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황 대표는 1995년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으로 근무한 적도 있다.

하지만 김 전 지사가 출마하는 지역구 강석진 의원과 박 총장과의 관계를 보면 박 총장과 김 전 지사 관계가 ‘맑음’ 것 만은 아니라 ‘흐림’으로 나타난다.

2016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김무성 대표로 상징되는 비박(비박근혜)계와 최경환·유기준 의원 등이 주도하는 친박(친박근혜)계간 힘겨루기가 가열되고 있을 당시 박 총장과 강 의원은 친박계에 몸담았다. 2016년 2월1일 유기준 의원이 도내 의원 중 친박계인 박대출 의원(진주갑)과 박완수(창원 의창구), 엄용수(밀양·창녕), 강석진(산청·함양·거창)예비후보와 창원 시내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이어 2일에는 친박계 실세인 최경환 의원이 강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도 참석했다. 박 총장과 강 의원은 현재 당내 현역의원 20여명으로 구성된 ‘통합·전진’이라는 혁심모임도 함께하고 있다.

◇홍 전 대표와 박 총장 관계는 ‘흐림’

황 대표가 박 전 총장을 임명하자 홍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친박 친정 체제’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을 물러나게 한 것에 대해 홍 전 대표가 “쇄신(刷新)이 아니라 쇄악(刷惡)”이라며 “김세연 의원을 쳐내고 친박 친정 체제를 만들었으니 이러다가 당 망하겠다”고 말 한 것과 사뭇 달랐다. 이는 박 사무총장이 공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에 표현을 순화시킨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홍 전 대표와 박 총장은 ‘악연’이다. 2012년 12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와 2014년 6월 지방선거 를 앞두고 당내 경선에 두번 붙었다. 2014년 지방선거 당내 경선 때에는 두 사람이 ‘진주의료원 폐업’ 등을 놓고 피 튀기는 공격을 주고받았다.

홍 전 대표가 당 대표였던 작년에도 두 사람은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했다. 홍 전 대표는 박 의원에게 “경남지사를 할 때 극렬하게 대립했던 사람도 불러 ‘경남지사로 뛰어달라, 당신이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의원은 “어려운 시기여서 제대로 된 후보를 내야 한다”며 “중앙정치한 지 1년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또 도지사를 하려는 것은 어렵다. 국회의원 본분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김·홍 경남 험지 차출될까

황 대표는 지난달 부산·경남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남은 김해 선거구를 험지로 분류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황 대표는 부산지역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도 “중진이나 당에 책임을 지는 분은 솔선수범하고 희생 정신으로 앞장서야 한다”며 “쉽고 편한 곳만 지향해서는 리더가 될 수 없다”고 밝혀, 고향 출마를 노리는 영남권 중진들에게 일갈했다.

이에 김 전 지사와 홍 전 대표는 본인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경남 험지로 분류되는 김해 갑·을에 차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응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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