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함안군가야문화유산담당관)
가야사 복원의 국정과제 포함이나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으로 가야가 많이 거론되고 있지만 가야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런 까닭일까?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12월 3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개최하는 가야특별전 “가야본성 – 칼과 현”의 홍보문구로 “신비한 고대국가 ‘가야’를 만나요!”를 사용하고 있다.
‘신비’ 라는 단어가 선택된 것은 그만큼 가야를 모른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500년이 넘게 존재했던 나라들이지만 많은 것이 베일에 가려 있다.
그러나 가야고분군에서 출토되는 유물의 제작기법이나 다양성을 보면 같은 시기에 존재했던 백제나 신라에 비해 결코 뒤처지지 않는 뛰어난 문명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고령에서 출토된 금동관이나 부산의 철제갑옷, 함안에서 나온 말갑옷과 합천의 환두대도, 진영 출토된 알려진 기마인물형토기 등은 정교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가야를 대표해 왔다.
이런 뛰어난 조형미를 가진 유물들을 보면서 가야의 신비를 벗겨보는 것은 엄청난 행운일 것이다. 특히 출토 시기나 지역에 따라 각기 떨어져 있던 가야의 대표적인 유물을 모아 한 자리에서 전시하는 것은 가야를 이해하고 한 걸음 더 다가가게 하는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그래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하는 이번 가야특별전에 거는 기대도 사뭇 크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외국인도 많이 방문하기 때문에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 가야를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가 아쉽다면 가야의 본성(本性)을 칼과 현으로 규정한 것이다. 칼은 쇠를 다루는 하나의 분야이고 가야금도 악기로서만 대표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야인은 돌과 흙, 나무와 쇠를 이용해 농사를 짓고 집과 무덤을 만들고 배를 타고 나가 전쟁을 했다. 그래서 가야본성은 “돌, 흙, 나무, 쇠”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가야특별전의 의미를 훼손하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가야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처음으로 맞이한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고 놓쳐서도 안 된다. 지금은 가야의 신비를 들여다볼 때이다.
/조정래(함안군가야문화유산담당관)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