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의원들은 선명한 투쟁파를 선택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선명한 투쟁파를 선택했다
  • 김응삼 기자
  • 승인 2019.12.0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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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원내대표에 5선 심재철…정책위의장 김재원
패스트트랙 정국 공수처·선거법 저지 실전 앞둬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에 5선의 심재철(경기 안양동안을) 의원이 9일 선출됐다.

심재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 결선 투표에서 총 106표 가운데 가장 많은 52표를 받아 차기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원내대표와 한 조를 이뤄 출마하는 신임 정책위의장에는 3선의 김재원(경북 상주ㆍ군위ㆍ의성ㆍ청송) 의원이 뽑혔다.

앞서 1차 투표에서 심재철·김재원 조는 39표를 받았으나 과반을 득표하지 못해 27표를 얻어 공동 2위를 차지한 강석호·이장우 조, 김선동·김종석 조와 함께 ‘3파전’ 결선 투표까지 치렀다.

강석호·이장우 조와 김선동·김종석 조는 결선투표에서도 똑같이 27표씩을 나눠 가졌다.

당내 비주류이지만 각종 의혹 파헤치기로 대여 투쟁의 선봉에 서 있던 심 의원과 ‘친박 핵심’이면서 전략가로 통하는 김 의원이 신임 원내 지도부로 선출되면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둘러싸고 극한 대치를 이룬 정국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심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인사말에서 “우리 당이 잘 싸우고 이 난국들을 잘 헤쳐나가기 위한 여러분들의 미래에 대한 고심과 결단들이 이렇게 모였다”며 “앞으로도 겸허하게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김 신임 정책위의장은 “지금까지 여당에서 저질러 온 여러 가지 이야기를 잘 알고 있다”며 “오늘부터 협상에 다시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어 “우리가 서로 아껴주고 위해주면서 의원 여러분이 역량을 최고조로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보겠다”며 “그래서 이기는 정당, 늘 승리하는 정당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심 의원이 원내 지휘봉을 거머쥔 것을 놓고 우선 그가 국회부의장 출신 5선 의원으로서 황 대표의 독주 체제를 견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심 의원은 이날 선거 직전 정견발표에서도 “이번 경선 과정에서 이른바 황심(黃心·황교안의 의중)이 언급됐지만, 저는 황심이란 없고, 황심은 ‘절대 중립’이라고 확신한다”며 “황심을 거론하며 표를 구하는 것은 당을 망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원내대표가 되면 여러 의원의 말씀을 황 대표에게 가감 없이 솔직하게 전달하겠다”며 “당 대표로서 제대로 모시면서도 의견이 다르면 외부에 갈등으로 드러나지 않게 조용히, 소신껏 드릴 말씀은 전해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중진의원 용퇴론’ 등이 빗발치는 상황도 중진 의원들의 ‘반황’(反黃·반황교안) 표 결집을 유도했다는 해석이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의도 정치 경험이 부족한 황 대표에, 주요 당직까지 초·재선 의원들이 장악한 상황에서 원내지도부도 초·재선 의원들이 맡게 되는 데 대한 부담감이 투표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존 나경원 원내지도부 체제에서 지적됐던 원내 전략 부재 및 대여 전투력 부족에 대한 기대 심리도 ‘심재철·김재원’ 조에 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심 의원은 그동안 대여공세에 앞장서 왔으며, 김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전략가로 통한다는 게 당 안팎의 평가다.

결국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의 꼬인 실타래가 도무지 풀릴 기미가 없는 상황에서 여야 협상 경험이 많은 중량감 있는 다선 의원 쪽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심 의원은 이날 정견 발표에서도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공수처법과 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은 ‘악법’”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투쟁하되, 협상하게 되면 이기는 협상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응삼기자

 
신임 원내대표와 손잡은 황교안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심재철 의원(오른쪽 두번째)과 김재원 신임 정책위의장(왼쪽 두 번째) 등과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용기 전 정책위의장, 김재원 신임 정책위의장, 황 대표, 심재철 신임 원내대표, 나경원 전 원내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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