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1야당 배제한 예산안 일방 통과, 부끄럽지 않나
[사설] 제1야당 배제한 예산안 일방 통과, 부끄럽지 않나
  • 경남일보
  • 승인 2019.12.1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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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1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마련한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이 정기국회 종료일인 지난10일 밤 극심한 진통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예산의 일방통과 강행 처리에 자유한국당은 날치기라며 격렬히 반발했다. 수정안은 513조4580억원 규모의 정부 원안에서 1조2075억원 삭감한 총 512조 2504억원 규모다. 범여권이 예산안을 강행 처리로 앞으로 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선거법 및 검찰개혁 법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극심해질 전망이다.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4+1협의체’ 예산강행 처리로 결국 파행으로 막을 내렸다. 여야는 밤늦도록 새해 예산안 관련 협상을 이어갔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여당이 군소야당을 동원해 다수의 힘으로 일방 처리했기 때문에 정국 파행의 후유증은 오래갈 수밖에 없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여당의 독주가 도를 넘으면 협상과 타협을 통한 의회정치는 실종되고 국정 운영은 파행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일방적 처리가 관행화되면 협상의 정치는 실종되고 수(數)에 의한 폭주를 용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 우려스럽다.

아무리 힘들어도 마지막까지 예산안 조정에 의견을 모아야 했지만 의견 조정에 실패한 채 강행 처리됐다. 한국당을 배제한 예산안 처리를 불러온 것은 ‘정략적’ 필리버스터로 국회를 마비시킨 한국당의 자업자득이다. 연말 내내 국회가 ‘하루살이’ 신세를 면치 못하면서 코미디 같은 대치 정국이 이어질 판이다. 이런 국회로 내년 총선에서 표를 달라니 여야는 부끄럽지도 않는가. 작금은 ‘정치(政治)가 아니라 망치(亡治)’라는 말도 한다.

나라 살림살이인 예산안의 부실, 졸속, 깜깜이, 짬짜미 심사도 짚고 넘어가지 못했다. 여야가 극한 대치로 시간을 허비하고 나서 마지막 하루 동안 벼락치기 증감액 조정을 벌였으나, 이마저도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내년 정부 통합재정 수지가 72조원 적자를 기록하고, 국가부채는 8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제1야당을 배제에다 표 얻자고 흥청망청 나눠 먹고서 선거용 ‘초대형 거품 예산’으로 자식들에게 짐을 지운 것에 부끄럽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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