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내륙고속철도의 조기, 성공적 건설에 부쳐
남부내륙고속철도의 조기, 성공적 건설에 부쳐
  • 경남일보
  • 승인 2019.12.1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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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부용(객원논설위원, 경남연구원 연구원)
지난여름과 최근에 KTX를 이용해 업무 차 강릉에 다녀오면서 남부내륙고속철 생각에 한참을 머물렀다. 두 일정 속에 주말과 주중이 끼여서 승객 수, 속도, 안전, 역의 수와 위치 등에 대해 비교의 사색기회였고, 어쩌면 남부내륙철의 성공적 열쇠를 서울-강릉선에서 찾아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였다.

강릉선은 동해 동계올림픽을 대비한 예비타당성(예타)사업으로 추진되어 남부내륙고속철과 표면상의 차이는 있지만, 예타의 기준인 B/C(편익-비용비율)가 거의 비슷하다는 점에서 동질성을 갖는다. 양 도민의 오랜 숙원에 낙후와 불균형발전지역과 주변부의 수려한 경관에 종착지는 바다를 접하며, 건설비용이 과다한 산악지대를 관통한다는 점까지 유사하다. 서울역, 청량리역과 상봉역 등 세 곳을 두어 수도권 승객수용 접근성을 고려했고, 중간에 여섯 개의 역을 경유하며 도착지인 강릉역이 있지만 곧 동해시까지 연장을 꾀한다는 점이 차이였다. 경유하는 만종, 둔내, 진부역 등 세 곳은 시군이름 대신 작은 지명을 살린 게 특이했다. 성수기인 하절기 때나 비수기인 지금, 그리고 주말과 주중 모두 중간경유지 대부분에서의 이용승객은 많지 않았고 차량마다 만선은 아닌 듯했다.

서부경남의 발전을 담보할 우리 내륙고속철은 어쩌면 강릉선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첫째, 지자체마다 역사 건축을 요구하기보다 전문가에게 맡겨 수를 적정화해야 한다. 지나친 유치노력이 자칫 조기 건설의 시너지를 잃게 하고 협력과 단결로 모두가 승자여야 할 기회마저 상실할 수도 있다. 역 이름도 서부경남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자원과 정체성을 살려 작명하는 지혜를 가지면 좋겠다. 둘째, 진주시 역할이 중요하다. 서부경남 각 지역에서 거점인 진주역까지의 접근을 최대한 단축시켜야 한다. 지금처럼 대중교통으로 와서 다시 진주역으로 가야된다면 고속철이 놓여도 여전히 천리 먼 한양 길이 되고 만다. 진주역을 낀 논스톱 외곽순환도로 건설과 주차시설 확충도 따라야 한다.진주역은 자체시민에 더하여 인접 자치단체의 이용객이 많을 수밖에 없으므로 접근성 단축과 주차시설 확충, 역세권과 위락기능 강화 등 새로운 도시교통계획으로 대비해야 한다.

셋째, 각 시군의 준비와 역할도 필요하다. 경유할 역과 해당 시군별 접근성 단축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시군의 고유자원 활용으로 관광객 유치에 특화연고산업과 연계된 상품을 어떻게 생산, 가공하고 제조, 판매할 것인가를 착실히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 넷째, 서부경남의 기후와 정체성, 여건과 기반을 적극 활용한 미래산업 육성을 준비해야 한다. 4차산업혁명 신기술 기반의 미래산업은 우수 두뇌자원에 의해 영위되고 있다. 젊은 층에서 70-80세까지도 일하면서 안전하게 보내려 할 것이다. 맑은 공기, 따뜻한 햇살, 안전과 인심과 여생까지를 고려한 곳이 미래산업의 최적입지가 되고 있다. 미국 서부의 샌디에이고나 프랑스 남부의 소피아앙티폴리스가 예이다. 지금의 항공기 조립, 바이오식품과 수송기계부품 중심의 서부경남 제조업 환경에서 미래는 항공전자(항전)와 설계, 나노세라믹과 신소재, 황노화바이오 신물질 개발 등의 지식산업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끝으로, 인구나 의료수요의 역외유출에 내륙관광도 스쳐 지나가고 거제나 통영 및 부산 앞바다까지 최종귀착지로 전환될 것에 대한 대비도 따라야 한다. 어쩌면 연안 해양관광객을 다시 유턴시키고 머물게 하는 역발상도 필요하다. 남부내륙고속철의 빠른 착공과 건설을 모두가 염원하면서, 준비하는 자로서의 시군 모두가 승자의 결실을 거두기를 또한 기원한다.
 
/송부용(객원논설위원, 경남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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