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도서관 기증·연암공대 설립…진주에 남긴 선물
연암도서관 기증·연암공대 설립…진주에 남긴 선물
  • 강진성
  • 승인 2019.12.1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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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구자경 회장의 고향사랑
지난 14일 영면한 고 구자경 LG명예회장은 유년시절을 모두 진주에서 보냈다. 1925년 4월 24일 진주 지수면 승산마을에서 태어났다. 고인의 생전 기록에 따르면 당시 아버지 구인회는 서울 유학중으로 자신의 출생을 가장 반긴 사람은 증조부였다고 한다.

그는 1948년 부산사범학교 교사로 가기 전까지 진주에서 지냈다. 진주에서 오랫동안 지낸만큼 그룹 총수로 있을때도 구수한 경상도말이 트레이드마크였다.

구 회장은 아호를 스스로 ‘상남(上南)’으로 지었다. ‘상남’은 지수 고향집 앞에 증조부가 놓은 작은 다리인 ‘상남교’에서 따왔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도랑을 치고 미꾸라지를 잡던 고인의 추억이 깃든 곳이다.

그는 고향에 대한 기억과 사랑이 컸다.

생전 자신의 고향 승산마을에 대해서는 승내리의 중심 마을로서 상동(上洞)에는 구 씨가, 하동(下洞)에는 허 씨가 대를 이어 문중의 번성을 일구어왔으며 예부터 천석꾼 만석꾼 부자가 많아서, 서울에서도 진주는 몰라도 승산은 알았다고 할 만큼 융성함을 누렸던 고을이다고 소개했다.

구 회장은 회고록에서 조선조의 유명한 지리책인 ‘택리지(擇里志)’는 이 지역의 풍수를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름난 산맥이 끊어진 곳에 인물이 많이 난다는 말이 있듯이, 태백산맥의 허리를 틀어 뻗은 발치와 소백산맥이 끝나는 우단 자락의 진양(선친인 구인회(具仁會) 창업회장), 의령(삼성그룹 이병철(李秉喆) 창업회장), 함안(효성그룹 조홍제(趙洪濟) 창업회장)에서 재계 3인의 출생이 나왔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어린 시절 방어산과 마을 앞 염창강과 어우러진 승산마을의 아름다운 풍광과 산수 속에서 보냈다고 회고했다. 남강(南江)에도 많은 추억이 서려있다. 유년기 때 친구들과 어울려 강줄기를 따라 내려가며 물고기를 잡으러 다녔고 배가 고프면 강가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수박밭에 들어가기도 했다. 지수보통학교(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진주중학교에 진학할 때까지 14년 동안 지수에서 보낸 유소년 시절의 추억은 온통 산과 들, 강으로 쏘다니며 뛰고 놀았던 기억들뿐이다.

구 회장은 그룹 회장으로 있으면서 고향에 선물을 안겼다.

현재 진주시 상대동에 있는 연암도서관이 대표적이다. 1985년 12월 28일 연암문화재단(현 LG연암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건물을 신축해 진주시에 기증했다. ‘연암’은 부친 고 구인회 창업회장의 아호다. 앞서 구 창업회장은 1968년 진주성 안에 건물을 지어 기증했다.

구자경 회장은 교사를 지낸만큼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1973년 6월 학교법인 연암학원을 설립했다. 이듬해 천안에 연암축산고등기술학교로 설립했다. 이후 연암축산전문대(현 연암대학교)로 개편했다. 고향인 진주에는 1984년 연암공업전문대학(현 연암공업대학교)을 개교했다. 고향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싶다는 그의 뜻에 따라 설립됐다. 연암공대를 거친 수많은 졸업생은 LG계열사에 입사했다.

구 회장의 처가이자 부인 하정임 여사의 친정은 진주시 대곡면 단목리다. 장남 구본무 회장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강진성기자 news24@gnnews.co.kr

 
연암도서관. 진주시제공
연암공업대학교. 연암공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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