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의회 갈등에 예산 무더기 삭감이라니
[사설]의회 갈등에 예산 무더기 삭감이라니
  • 경남일보
  • 승인 2019.12.1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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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에서 가장 적은 규모의 의령군 내년도 예산이 군의회의 헤게모니 싸움으로 난도질(?) 당해 피해는 군민들이 고스란히 안게 됐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은 결과이다. 지난 17일 군의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예산은 당초 군이 제출한 4467억여원 중 174억 여원이 삭감된 것이다. 예산 규모가 큰 시단위에서도 상상할 수 없는 대규모여서 군민들의 상실감은 매우 큰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예결위에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해 의장이 조정되지 않은 2개의 안을 직권 상정시켜 의결한 결과라는 것이다.

삭감된 예산 중에는 전액 국고사업인 공모사업은 물론 해마다 마을단위 숙원을 해소하기 위해 책정하는 소규모사업비 등이 포함돼 있어 필수적인 지출인 경직예산을 제외하면 사실상 집행할 수 있는 예산이 없는 결과라 집행부가 망연자실하고 있다는 것도 이해가 간다. 문제는 이 같은 무더기 예산 삭감이 의회 내부의 힘겨루기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의령군의회는 한국당 4명, 무소속 4명, 민주당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무소속과 민주당의원들이 제시한 174억을 삭감한 수정안이 먼저 상정돼 원안에 가까운 한국당안을 제치고 통과됐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 한국당의원과 무소속의원들간의 갈등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결과는 군민들만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여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 아무리 의회가 예산심의권을 갖고 있다고 해도 도를 넘은 것이다. 특히 소규모사업은 반드시 이행해야 할 당위성이 있고 국도비 공모사업은 자체부담이 없는 국가적 지원사업으로 삭감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이다. 결과적으로 의회가 군재정을 힘들게 하고 군민들의 생활을 불편케 했다는 비난을 자초한 셈이다. 일부 군민들의 ‘자신들의 헤게모니 싸움에 군 예산을 볼모삼았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된 것이다. 의령군 의회는 지금이라도 무엇이 군민을 위한 것이며 지역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길인지 냉철하게 살펴야 한다. 부부싸움으로 밥그릇을 깨면 그 결과는 소롯히 되돌아오듯 의회가 다툼과 헤게모니 싸움에 매몰되면 군정발전은 기대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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