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불청객[6] 결빙·블랙아이스 사고
겨울 불청객[6] 결빙·블랙아이스 사고
  • 백지영
  • 승인 2019.12.18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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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빙 위험 표지판 유의해서 봐야”

산악지형多·그늘진 도로 결빙 우려
경남 상습결빙구간 276곳 달해
지난해 사고 67건·사상자 124명

겨울철은 운전자들이 긴장 상태에 돌입하는 시기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짐에 따라 터널, 교량, 산간 고개 등의 도로가 얼어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특히 산악지형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그늘진 곳이 눈·비·서리·이슬·안개 등으로 도로 결빙되는 경우가 많아 늘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지난 14일 경북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블랙아이스로 7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치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온라인에서는 도로상에서 시민이 빙판길에 마구잡이로 미끄러지는 차들을 피해 좌우로 급하게 대피하는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어로 ‘검은 얼음’을 뜻하는 블랙아이스는 도로 위에 생긴 얇은 얼음으로, 일반 빙판길과는 달리 운전자가 맨눈으로 도로 결빙을 알 수 없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언 도로에서는 브레이크를 밟을 경우 정지거리가 일반 도로보다 5배 이상 길어(시속 80㎞ 기준) 사고 발생 확률이 높고 부상 정도도 큰 편이다.

타지역에 비해 비교적 기온이 따뜻한 경남 역시 결빙·블랙아이스 사고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경남에서 서리·결빙으로 발생한 교통사고는 67건, 이로 인한 사상자는 124명에 이른다. 교통사고 19건, 사상자 수 37명을 기록했던 2015년과 비교하면 3년 만에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해 창원에서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중상을 입었던 12중 추돌 사고가 대표적이다

경남도 도로관리사업소와 한국도로공사 경남지역본부가 집계한 도내 상습결빙구간(제설취약구간)은 지난해 기준 276곳에 달한다. 경남지방경찰청이 상습 블랙아이스 우려 지역으로 꼽고 있는 곳도 58곳에 이른다.

사고 예방을 위해 원격으로 조종해 도로를 녹일 수 있는 자동염수분사장치가 도내 41곳에 설치됐고, 결빙 주의 표지판 역시 설치되고 있지만 사고를 완전히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도로 관리 주체는 염수분사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도로 방제를 위해 제설 차량을 출동시키거나 담당 공무원을 동원해 모래, 염화칼슘을 인력으로 살포하고 있다. 기상청이 눈이나 비, 영하의 기온 등 우려 상황을 예보하면 담당 직원들이 야간 비상 근무를 통해 방제 작업에 나서는 방식이다. 새벽 시간대 기상청의 사전 예보 없이 도로가 결빙될 경우에는 빠른 대응이 쉽지 않다.

고속도로 내 안전순찰원, CC(폐쇄회로)TV로 파악되는 장면, 운전자 제보 전화, 기상청 날씨 현황 통보 등을 통해 도로 상태 파악을 시도하고 있지만 도내 모든 위험 도로가 이런 방식으로 관리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2016년 도로공사가 결빙 사고 예방을 위해 ‘어는 비 예측 시스템’을 개발하고 영동고속도로에서 시범 운영에 나섰다. 빙판길 사고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거란 기대가 모아졌지만, 도로 표면 온도 측정 센서부터 통신 방식까지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한 탓에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결빙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서울, 울산 등지에서는 위험 도로에 열선을 설치하기도 했지만 경남에는 아직 설치된 도로가 없다. 열선은 3선 기준 5~6㎞ 구간에 설치하는 예산만 40~50억에 달하고 교체·유지 비용이 만만치 않아 설치 결정이 쉽지 않다.

결국 운전자의 안전 운전이 가장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다. 블랙아이스 등 결빙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50% 감속 운전 △안전거리 2배 이상 확보 △스노타이어 장착 등이 요구된다. 일기 예보를 주시하고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야간·새벽과 출근 시간대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차가 이미 미끄러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브레이크를 밟으면 미끄럼 정도가 더 심해지므로 삼가야 한다. 핸들은 차량이 회전하는 방향 반대가 아닌, 회전 방향대로 돌려줘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눈이 자주 오거나 도로가 쉽게 어는 지역은 도로관리주체·운전자 모두 관련 준비가 잘 돼 있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에서는 당황할 수도 있다. 관련 환경을 접하고 운전해본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며 “도내에는 스노타이어와 체인을 구비한 운전자가 많지 않지만 사고 예방을 위해 준비해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경남도 도로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안전 운행이 최선의 방어대책”이라며 “도로에 설치된 결빙 위험 표지판을 유의해서 봐달라”고 당부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연합뉴스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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