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해가 저무는데…
또 한 해가 저무는데…
  • 경남일보
  • 승인 2019.12.1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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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름 이남이. 일본이름 하나꼬, 캄보디아어로 ‘훈’이라는 이름의 정신대할머니, 2차 대전 꽃다운 나이에 끌려 나가 전쟁 후에도 돌아오지 못하고 캄보디아에 살고 있다가 1998년 귀국했으나 적응치 못하고 결국 캄보디아에서 생을 마감했다. 필자가 편집국장으로 재직하던 신문이 그의 고향과 친척을 찾아 모금으로 집을 마련해줬으나 결과는 비극으로 끝났다.

▶채 피지도 못한 채 꺾인 정신대 할머니들의 평균나이는 88세가 넘었다. 한 해가 저무는 것도 못내 아쉬운데 그들은 지금도 한을 안은 채 인생의 황혼을 맞이하고 있다. 그마저 생존자는 50명이 채 안된다.

▶그들의 소원은 생전에 일본의 정성어린 사과를 받는 것이다. 최근에는 ‘문희상 안’이 국회에 계류돼 입법을 추진하고 있지만 할머니들의 생각과는 사뭇 다르다. 한국과 일본정부, 그리고 기업의 모금으로 보상하자는 내용이다. 금전적 보상에만 그쳐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사과는 커녕 곳곳에 설치된 소녀상도 수난을 겪는 현실에서 정신대문제는 또 한해를 넘기게 됐다. 그 사이 생존해 있는 할머니들마저도 죽어갈 것이다. 올해도 독일의 총리는 폴란드에 가서 고개를 숙여 사죄했다고 한다.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전쟁의 상처는 그렇게 아물어 가는 것이다. 일본은 한국인들의 가슴에 박혀 있는 ‘옹이’를 한시도 잊어선 안된다. 한을 안고 또 한해가 저물어 가는 것이 아쉽고 아프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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