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은 반드시 내려가는 것이 만고불변 진리’
‘정상은 반드시 내려가는 것이 만고불변 진리’
  • 경남일보
  • 승인 2019.12.19 14: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수기(논설고문)
누구나 ‘정상에 올라가면 반드시 내려가야 하는 것이 ‘만고불변의 진리’다. 인생의 삶에서 정상에 오래 머물지 못하게 하는 것이 하느님의 섭리인 것 같다. 정상, 그곳의 가장 높은 곳에서 사방을 두루 내려다 볼 수 있어 좋으나 의지할 수 없어 고독하며 거센 바람과 추위는 오래 머물지 못하고 하산하게 한다. 인생도 성공하여 정상에 이르면 고독해진다. 짧은 인생살이에서 짧은 정상의 삶을 위해 노력하며 살다가 인생은 종착역에 이른다. 인생의 목표는 정상이지만, 행복은 정상까지 가는 과정에서 비록 고통과 땀을 흘리는 삶이지만 보람과 행복을 느끼며 사는 기간은 짧다. 짧고 고독한 정상에 오르기도 어렵지만 오르면 미련 없이 살아야 한다.

대통령 자리는 5년으로 정상에 머물러 있는 기간이 짧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그저 영광스럽지만은 않고 고뇌와 불안으로 점철돼 있다. 칭찬받기가 좀처럼 어려운 반면에 욕먹기는 무척 쉽고, 좋게 끝나는 경우보다는 11명의 전직 대통령 거의가 나쁘게 끝나는 경우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전반기는 전정권의 ‘적폐청산’으로 전직 대통령을 비롯, 공직자들이 줄줄이 구속, 사법처리 했다. 과거 대통령 자리의 하산길은 험했다. 문 대통령이 여러 난관에 봉착, 역대 정부처럼 집권 3년 차 ‘레임덕 징크스’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3년 차에 여러 악재가 돌출, 민심 이반이 일어나는 현상이 앞선 정부같이 어김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검찰 수사관의 사망, 검경 ‘휴대폰 쟁탈전’, 울산시장 하명, 조국사태, 경제 등에서 보여준 국정의 현실의 이런 일이 벌어졌데도 더 큰 문제는 의당 작동되어야 할 정부 내 조정 기능이 마비돼 있다는 점이다. 벌써부터 정권의 도덕성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비상 상황이다.

현 정부를 탄생시킨 촛불시위대가 ‘이게 나라냐’를 외치면서 전직대통령을 탄핵하고 구속시켰고, 국내외적으로 극도의 혼란에 빠졌다. 그런데 벌써 국민들은 이 정부를 ‘이게 나라냐’고 되묻는다. 문 대통령에게는 언제부턴가 ’불통’, ‘독선’이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른 것도 야당 탓, 언론 탓 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 유전자엔 ?민간인 사찰’은 없다”했다. 국정 동력을 다시 확보하려면 문 대통령부터 변해야 하고 침목만 해선 안된다. 국민들은 관련자들이 사실그대로 이실직고(以實直告)하여 광명(光明)을 찾기 바란다.

지난해 11월 8일부터 집권 반환점에 돌입했다. 역대 대통령의 3년 차에는 옐로카드를 보내는 증후군이 많이 나타났다. 권력형 비리나 대형사고 등이 터졌다. 대통령 지지율에서 긍정보다 부정 여론이 더 많아지는 ‘데드크로스’ 현상도 생긴다. 문 정부 집권 3년차 ‘깔딱고개’ 증후군 권력은 등산에 비유된다. 요즘이 ‘깔딱고개’를 지나는 시점을 지나 이제부터 하산길이다. 임기는 5년이지만 레임덕(권력누수)이 시작될 수 있는 집권 3년 차는 ‘깔딱고개’에서 내려가는 정치적 고비이다. ‘깔딱고개’를 통과할 때 어떤 사람들은 ‘고지가 바로 저기’라며 무리해서라도 단숨에 뛰어 넘어간다. 정상적인 등산은 하산까지 염두에 두고 숨을 고르면서 한발 한발 올라간다.

‘5년 단임, 단 한 번의 대통령 자리에 있는 동안 해야 할 일은 너무 많다’한다. 그래서 조급증에 사로잡히게 된다. 한 발 더 나아가 조급증이 심해지면 무슨 일이든 파국을 부르게 마련이다. 권력에 대한 욕망도 마찬가지다. 움켜잡으려 집착하고, 조급증이 발동되면 잡았던 권력은 멀리 달아나고 주변을 혼돈으로 빠뜨리는 파국에 이른다. 많은 정치인들이 정치를 실체와 실속이 없는 허깨비 같은 허업(虛業)이란 말을 많이 했다. 인생무상, 정치무상·탐욕의 덫에 갇힌 과거 대통령의 끝은 거의가 비극으로 마감 했다. 권력의 변곡점에서 여권마저 오만과 독선·독주의 극점으로 치닫고 있다. 5년마다 되풀이되는 데자뷔(기시감:旣視感)를 느끼는 국민으로선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이수기(논설고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