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미래 그리고 상상
과거와 미래 그리고 상상
  • 경남일보
  • 승인 2019.12.2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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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수필가)
과거는 지나가 버린 이미 경험한 시간으로써 하나의 종결된 지난날이기도 하다. 미래는 아직 경험하지 못한 다가올 시간이며 새롭게 시작될 삶의 시간들일 수밖에 없다. 한번 지나가버린 과거는 영원히 되풀이 될 수 없는 지난날의 삶이며, 미래는 새로운 시간으로 살 수 있는 앞으로의 삶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과거를 애석히 그리워하며 미래를 희망하는 건 아닐까?

누구나 과거를 그리워하고 잊지 못하면서 앞으로의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희망하고 있는 이상, 과거는 이미 지나간 것이 아니라 현재에 살아있다고 봐야 한다. 지난날의 상처 때문에 슬픔은 남아있고 지난날의 사랑 때문에 아직도 그 즐거움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과거란 사라져 없어진 것이 아니라 아직도 현재에 살아 있다고 볼 수 있다.

과거를 돌이켜 생각할 수 있는 기억력과 미래를 멀리 바라보며 상상을 하는 능력이 없다면 지난날도 앞날도 실질 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과거와 미래가 하나의 세계로 그 어떤 모양을 이루고 있다 해도 지나간 실제도, 장래에 실현될 세계라고 볼 수 없다. 과거가 존재하는 건 지나간 실제의 사실이 아니라 그 것을 망각하지 않는 기억력과 미래가 존재하도록 내일을 구성해 낼 수 있는 상상력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대한 생각을 머릿속에 저장해두어 보존하거나 되살려내는 기능이 없는 자에게는 과거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미래 또한 있을 수 없다. 과거란 사실이기 보다는 기억의 세계이며, 미래란 장래에 실현될 사실이기보다는 오히려 하나의 상상의 세계가 된다. 이를테면 기억력이 풍부한 사람에게는 풍부한 과거가 있고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에게는 풍부한 미래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억이란 좋게 또는 아름답게 꾸미기도 하지만, 즐겁고 괴롭고 슬펐던 일들이 그렇지 않는 일보다 더 많이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상상이라는 건 대개의 경우 실현되기 보다는 실현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왜냐하면 상상이란 진실로 아름다울 수는 있어도 인간을 깊이깊이 감동시키는 것은 상상이 아닌 현실의 삶속에서만이 삶의 진국이 묻어나오기 때문이다.
 
/이석기(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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