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주유적공원 수혈건물 철거 안된다
[사설] 진주유적공원 수혈건물 철거 안된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12.2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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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하면 ‘전통의 도시’, ‘역사·문화·예술의 고장’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르는 도시다. 이는 진주시가 다른 도시 보다 수려한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한 역사적 문화자산을 더 많이 보유·보존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해 문화예술을 번창시킨 도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주시는 유네스코로부터 지난 10월 30일 ‘공예 및 민속예술 분야 창의도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진주시의 명망을 낯부끄럽게 하는 일이 발생했다. 훼손된 채 방치돼 있는 진주시 평거동 진주유적공원의 모습이다. 이 곳에는 신석기시대 후기의 원형석축유구, 청동기시대 전·후기 취락유적의 대형 수혈 및 지상식 건물지, 수혈유구, 삼국시대 취락 관련 유구 등 총 690기 유구와 취락지 12개 층이 발굴, 전시돼 있다. 그런데 유적은 수혈 건물들의 지붕과 벽면은 훼손됐고, 유적 디오라마 전시관 천장의 일부가 떨어져 있으며, 안내지는 찢어져 있는 등 흉물이 돼 있다. 온전하게 보존돼 있는 유적들이 거의 없을 정도다. 보기도 민망스럽다. 주민들 마저도 “차라리 철거하는 게 낫다”고 할 정도라고 하니 훼손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그야말로 부실 관리의 끝판이다. 게다가 더 어이가 없는 것은 갈대로 복원한 수혈건물 유적이 철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갈대로 복원한 유적 등은 화재 등 유지·관리가 어려워 철거를 하는 추세라는 게 그 이유다. 유지·관리가 어렵다고 귀중한 문화재를 없애겠다고 검토하고 있는 문화재청의 문화유적 보존 의식의 몰지각성에 그저 말문이 막힐 뿐이다. 어떻게 그러한 발상을 할 수 있는지 기가 막힐 뿐이다. 또 문화재청이 철거 쪽으로 결론을 내리면 수혈건물은 철거를 하고 나머지 유적은 재정비를 할 계획이라고 하는 진주시의 태도 역시 어처구니가 없다.

진주유적공원은 학술적으로, 문화적으로 매우 귀중하며, 보존가치도 매우 높은 유적이다. 보존하고 잘 관리해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귀중한 문화유적인 것이다. 관리가 어렵다고 귀중한 문화자산을 없애는 것은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다. 수혈건물 유적을 철거해선 절대 안된다. 잘 보존·관리할 수 있는 근본 대책 수립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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