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 청년을 품다
지역이 청년을 품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12.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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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희(진주교육공동체 결 사무국장)
김연희
김연희

진주YWCA의 ‘진주청년 CPR 오늘 하루, 일단 쉼’ 행사는, 지친 청년들에게 진정한 휴식으로 숨통을 열어주고자 하는 어른들의 마음이 담겨 있는 시간이다. 이 날 ‘지역과 청년’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불명확한 미래를 향해 한발 한발 걸어가던 청년시절의 모습은 비슷하겠지만 나의 청년시기와 지금의 청년들이 겪는 시간이 꼭 같다고는 말할 수 없는 무게감이 밀려온다. 여러 가지 이유로 지방 소도시에 머물기 보다 더 큰 대도시에서 살아갈 준비를 하는 젊은 청년들의 마음은 어떨까 가늠하기 힘들다.

그런 청년들에게 ‘진주토박이’로 살아 온 나의 이야기가 어떤 의미가 있을지 걱정스럽다. 지역에 살고 싶어도 직장을 찾아 더 큰 도시로 가야 하는 현실, 대도시로 가야만 성공하는 것인 양 치부하는 분위기 속에서, 고향에 머물며 지역을 일구고 살고자 하는 청년들을 위해 우리 어른들은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고 현실적인 도움을 주고 있을까.

세월의 무게만큼 ‘진주토박이’로서 ‘지역에서 오래 살아가며 얻는 장점’이 나에게 차곡히 쌓여 나의 삶을 풍성하게 했음을 알게 된다. 오래된 동네 골목길의 소중함을, 동네에서 열리는 소박한 문화예술 공연의 즐거움을, 어느 밤 문득 보고 싶은 친구를 불러서 나누는 맥주 한잔의 기쁨을, 도움을 주고 받는 사람들이 주는 행복감을 지역에서 느끼고 살아가고 있다.

8개월의 해외배낭여행 이후 틈틈이 홀로 배낭여행을 즐기고 있지만, 돌아올 곳이 있는 떠남은 또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낯선 곳에서의 여행은, 내가 사는 곳의 고마움을 새삼 느끼게 해 주고 우리 마을에도 저런 행사가, 저런 제도가 있었으면 하는 자극을 주게 된다.

자신이 몸담고 있고 삶의 터전을 내리는 지역은 꼭 ‘고향’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마음을 붙이고 생활을 꾸려 나가는 곳이 곧 ‘고향’이다. 내가 살아 왔고 살아갈 지역은 나를 성장시킨 곳이다. 같이 살아가는 가족, 친구, 지인들은 나의 소중한 자산이다.

우리 청년들에게도 손 뻗으면 만날 수 있고, 위로받고 함께 성장하며 지역의 건강한 변화를 같이 꿈꿀 수 있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청년들을 따뜻하게 품어주고 격려하는 지역의 분위기와 문화가 널리 퍼지길 기대한다. 청년들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먹고 살아 갈 수 있는 환경과 제도가 마련될 때, 청년들에게 지역은 ‘소중한 자산’으로 여겨 질 것이다. 청년들이 지역의 ‘소중한 자산’인 것처럼!

 
/김연희(진주교육공동체 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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