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세대라면 누구나 잊지 못할 학창시절의 추억을 한두 개는 갖고 있을 것이다. 마치 그 시절 첫사랑을 떠올리듯 ‘그땐 그랬지’ 하면서 가슴 설레하고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는 그런 추억들이 있다. 돌이켜 보면 그 시절의 학교는 ‘지식을 가르치고 배우는 곳’ 이상의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시대는 변해도 학교는 여전히 성장기 학생들의 꿈을 키워 간다. 아직은 불완전한 인격체인 10대의 우리 아이들을 올바른 인격을 갖춘 유능한 인재로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학교’라는 곳은 매우 중요하고 꼭 필요한 곳이다. 그런데 인구 4만2000명이 넘는 창원 북면 신도시에 고등학교가 하나도 없어 많은 이들의 애를 태웠다.
지리적 여건상 구)창원 지역과 거리가 멀고 지역 내 고교가 없어 학생들 평균 통학 거리는 20km, 통학시간은 60분 이상 소요되는 등 대중교통 노선이 불편하고 학습여건이 극히 열악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북면내 고교 신설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과 ‘균등한 교육기회 제공’이라는 교육의 본질적 가치구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창원 북면 감계 ·무동지구에 대단지 아파트만 건설하고 필수적인 고교 설립이 이뤄지지 않자 도교육청은 북면 지역에 지난해 5월부터 마산가포고를 31개 학급수 규모, 2022년 개교를 목표로 대체이전 설립했다. 하지만 지역주민 및 동창회 반발로 그해 11월 이전을 접고 올해 1월 북면1고 신설이 추진됐다. 지난 2월 도교육청의 자체투자심사와 4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까지 마쳤으나 교육부는 ‘학교신설수요가 적고, 창원시에 학교 수가 많다’는 이유로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이에 북면 지역에서는 ‘학교총량제’라는 산술적 기준에 막혀 미뤄져서는 안되는 사안임에도 지역 특수성을 무시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결과’라며 반발했다.
총사업비 357억원이 들어가는 북면1고는 창원시 의창구 북면 감계리 232-2번지, 1만 4081㎡ 부지에 들어서며 특수학급을 포함한 31학급, 정원 900명 규모이다. 특히 창원시가 시설비 120억 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 마중물이 됐다. 북면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해 창원 제1학교군과 분리된 북면학구를 신설하고 학교장전형 고등학교로 운영될 계획이다.
이제 800여명에 이르는 북면지역 고등학생들은 장거리 통학에 따른 불편이 해소되고, 안전한 환경에서 평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학부모들도 보다 마음 편하게 자녀들을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을 뿐만 아니라 북면 신도시가 보다 확장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됐다. 당국은 앞으로 북면고가 예정대로 차질 없이 개교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나가야 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당장 눈에 보이는 변화나 결과보다는 100년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우라고 할 만큼 교육은 미래를 위한 투자다. 훗날 아이들이 자신의 학창시절을 돌이켜봤을 때 ‘고마운 학교’, ‘그땐 그랬지’ 하며 좋은 기억을 추억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교육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