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화 ‘캣츠’ 톰 후퍼 감독 첫 내한 기자회견
뮤지컬 영화 ‘캣츠’ 톰 후퍼 감독 첫 내한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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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2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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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같은 여정 함께 즐겨주길”
“8살 때인 81년 뉴런던 극장에서 뮤지컬 ‘캣츠’를 본 적이 있어요. 당시 너무나 매료돼 카세트테이프를 산 뒤, 차에 탈 때마다 닳도록 들었죠. 아직 ‘캣츠’를 경험하지 않은 세대에게 마법 같은 ‘캣츠’를 소개해주고 싶었습니다.”

뮤지컬 영화 ‘캣츠’를 연출한 톰 후퍼 감독이 처음으로 내한해 23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취재진을 만났다.

그는 ‘킹스 스피치’ ‘레미제라블’ ‘대니쉬 걸’ 등을 연출한 감독이다.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2012)은 국내 개봉 당시 592만명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가 ‘캣츠’ 국내 개봉(24일)을 하루 앞두고 내한한 것은 한국 관객들이 뮤지컬 영화를 유독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다.

후퍼 감독은 “‘레미제라블’ 당시 보여준 한국 관객들의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전 세계 국가 중 영국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한국을 선택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캣츠’는 현재 사전예매량 22만장을 넘기며 ‘백두산’에 이어 실시간 예매율 2위를 달린다.

회견에 앞서 공개된 이 작품은 뮤지컬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줬다. 1930년대 런던을 배경으로 1년에 단 하루,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고양이를 선택하는 밤에 젤리클 고양이들이 모여 축제를 벌이는 내용이다. 별다른 서사나 대사 없이 화려한 춤과 노래로 가득 차 흡사 뮤지컬 무대를 스크린으로 옮긴 듯했다. ‘캣츠’의 대표곡 ‘메모리’(Memory)를 비롯해 뮤지컬 넘버가 쉴 새 없이 흘러나온다.

 그는 “‘레미제라블’은 감정적인 작품이라 열정적인 한국 관객들과 잘 맞은 것 같다”면서 “‘캣츠’는 원작 뮤지컬에 충실히 하고자 했다. 퍼포먼스 위주 영화로, 용서와 관용, 친절이라는 주제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원작과 차별점에 대해 그는 “뮤지컬은 영국 시인 T. S. 엘리엇이 아이들을 위해 쓴 시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라 영화로 옮기면서 스토리라인을 강화했다”면서 “노래나 안무 등의 감정을 살리는 데도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특히 순수한 고양이 빅토리아 배역을 주목해달라고 했다. 후퍼 감독은 “사람들에게 버려진 빅토리아가 젤리클의 다양한 고양이들을 만나면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면서 “세상 속에서 내 자리를 찾아가는 여정으로, 어떻게 보면 옛날 방식의 성장 스토리를 갖고 있다”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영국 런던 출신인 그는 “뮤지컬은 하나의 무대에서 펼쳐지지만, 영화이다 보니 다양한 세트를 구현한 것 역시 어려웠다”며 “일부 세트는 제가 나고 자란 런던의 비주얼을 구현하려 했다. 런던에 바치는 일종의 연애 편지 같은 것”이라고 떠올렸다.

 이 작품은 지난 20일 북미에서 개봉된 뒤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배우 얼굴과 몸에 고양이 털과 꼬리, 귀를 컴퓨터 그래픽(CG)으로 합성한 데 대해 ‘무리수’라는 지적이 많다. ‘불쾌한 골짜기’(사람과 유사한 존재를 볼 때 느끼는 감정)에 빠지는 실수를 범했다는 평이 압도적이다. 미국 언론들은 “섬뜩하다” “공포 영화인 줄 알았다” 등의 조롱 섞인 평가를 앞다퉈 쏟아냈다.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 지수도 18%에 불과하다.

실제로 ‘고양이 인간’이 처음 등장할 때는 이질감과 오싹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빅토리아를 연기한 세계적인 로열 발레단 수석 무용수 프란체스카 헤이워드와 주디 덴치, 테일러 스위프트, 제니퍼 허드슨 등 배우들이 혼신의 연기를 펼쳐 시간이 지날수록 이질감은 조금씩 사라진다.

후퍼 감독은 “다양한 평가가 나오지만, 우리가 선보인 고양이의 외모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이라며 “놀랄 수도 있지만 즐겁고 마법과 같은 여정을 함께 하면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회견에는 ‘메모리’를 한국어 버전으로 부른 가수 옥주현도 참석했다.

후퍼 감독은 옥주현의 ‘메모리’ 커버송에 대해 “영혼을 담은 공연이었고, 믿을 수 없이 아름다운 목소리였다”며 “전 세계 유일하게 공식 커버를 허락했는데 그 가수가 옥주현인 이유도 여러분이 아실 것”이라며 칭찬했다. 옥주현은 “영화는 아직 못 봤지만, 무척 기대된다”고 답했다.

후퍼 감독은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한 번 더 보고 싶다”면서 “‘기생충’이 오스카 후보에 올랐는데, 저 역시 오스카 투표권을 가진 사람으로 지지한다. 좋은 성적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뮤지컬 영화 '캣츠'의 톰 후퍼 감독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내한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뮤지컬 영화 '캣츠'의 톰 후퍼 감독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내한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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