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첫 민간 체육회장 선거, 정치오염 우려의 현실화
[사설] 첫 민간 체육회장 선거, 정치오염 우려의 현실화
  • 경남일보
  • 승인 2019.12.2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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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민간 체육회장 선거가 ‘미니 정치판’으로 변질되고 있다. 최근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시행될 지방 체육회장 선거 잡음으로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장이 겸직하던 체육회장이 민간인으로 바뀌는 역사적인 선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민간인 체육회장은 적어도 지역 체육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체육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단순하게 명예나 지위를 갖고자 하는 인물이 아니라 실질적인 소명의식을 가진 인물이 맡아서 지자체로부터 독립적인 체육회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민선 진주시 체육회장에 출마했던 박은경 후보(58)가 선거과정에 관권개입 등 불법선거가 자행되고 있다며 후보직을 전격 사퇴했다. 박 후보는 지난 26일 “이번 선거는 관권이 개입된 선거이며 후보자와 같이 진주시 체육회와 선거꾼들이 체육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불법적인 선거”라면서 “이러한 규칙과 규정에 어긋난 선거에 들러리가 되기 싫어 사퇴한다”고 밝혔다. 첫 진주시체육회장은 선거 예정일인 27일 투표 진행 없이 현 김택세(62)진주시체육회상임부회장이 회장으로 선임됐다. 또 “후보자 본인 외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음에도 선거운동원에 의한 지지 호소, 관료개입이 진행됐고, 체육회 홈페이지 및 전화와 메시지를 통한 선거임에도 단체카톡방을 개설해 지지를 호소하는 불법선거운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는 단톡방은 체육회 업무용으로 기존 개설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체육회가 내년 1월 15일까지 선거를 치른다는 시한을 정해 놓고도 지난 9월에야 시·도체육회에 선거 지침 등을 내려 보냈다. ‘번갯불에 콩 볶아먹는 식’의 선거가 될 공산이 크다. 너무 짧은 선거운동 기간도 문제다. 이번 선거 결과가 총선에 크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하므로 정치권의 개입이 노골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와 체육의 분리’, ‘체육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립’ 등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체육회를 체육인들이 운영한다는 것은 분명히 반길 일이다. 첫 민간 체육회장 선거의 정치오염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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