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의 ‘레퀴엠’을 들으면서
포레의 ‘레퀴엠’을 들으면서
  • 경남일보
  • 승인 2019.12.2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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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한국국제대교수)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죽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러한 고민에도 불구하고 나의 죽음과 상관없이 세상의 모든 일들은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굴러갈 것이다. 자동차도 다니고, 계절이 바뀌고. 사람들은 분주히 자신의 일에 취해 발걸음을 옮겨 갈 것이다. 사람의 존재가 우주 속의 한 개체로 보면 참 하찮은 존재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단테의 ‘신곡’은 우리에게 사후 세계를 말해 준다. 물론 그 외에도 많은 경전과 신화와 문학작품과 음악과 그림. 연극. 영화에도 주제로 등장한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음악에서도 표현하고 있는데 특히 모차르트의 ‘레퀴엠’, 베르디의 ‘진노의 날’ 을 들어보면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사후 심판에 대한 강한 메시지가 전해진다.

모짜르트의 ‘아마데우스’를 보면 검은 망토를 입고 가면을 쓴 일명의 사나이가 모차르트를 찾아와 그에게 레퀴엠을 써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음산한 장면의 배경음악이 바로 레퀴엠이다. 곡 전체에서 죽음에 직면한 모차르트의 비극적인 운명을 암시하는 섬뜩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하지만 포레의 레퀴엠(진혼곡, 천주교에서는 미사 때 드리는 음악)은 다르다. 이 작품은 죽은 자나 산 자 모두에게 평화와 안식을 거져다주는 진정한 의미의 진혼곡이다. 그래서 혹자는 이 곡을 죽음의 자장가라고 했다. 여기에서 죽음은 비로소 그 어두운 장막을 벗고 ‘포근하고 부드러운 날개로 인간의 영혼을 감싼다’라고 표현을 하면서 천사의 합창처럼 순수하고 편안한 아름다운 멜로디는 인간의 영혼이 언제까지나 편히 쉴 수 있는 영원한 안식처라는 것을 가르쳐 준다.

우리의 삶속에도 희망하기는 포레가 가지는 마음처럼 모든 일들에 긍정적이고 편안함으로 마음을 갖길 원해 본다. 지나고 나면 모두가 부질없는 일들인데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아등바등해야 하는지 한번쯤 돌이켜 볼필요가 있다.

죽음조차도 천사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행복의 문으로 들어가는둣 포레의 레퀴엠에서의 표현처럼 우리 모두의 삶들이 그렇게 되기를 소원해본다.

모진 풍파 세상 탓으로 돌리지 말고 나를 더 강한 나를 되게 하는 일들에 최선을 다하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

지금 ‘포레의 레퀴엠’을 들으면서 죽음의 자유를 얻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더 풍요롭고 진정한 행복의 시간이 되기를 기도해본다.

 
/김종민(한국국제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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