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까지 헤아리는 따뜻한 복지
마음까지 헤아리는 따뜻한 복지
  • 경남일보
  • 승인 2019.12.30 15: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연희(진주교육공동체 결 사무국장)
김연희
김연희

‘더 스퀘어’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1페르나를 구걸하는 한 여인에게 먹을 것은 사 줄 수 있다 말하는 주인공. 그 여인은 샌드위치를 원하며 양파는 빼 달라고 말한다. 순간 주인공 얼굴에 나타난 어이없는 표정. 샌드위치를 던지다시피 하며 “양파는 빼서 드세요”라며 자리를 뜬다. 구걸하는 사람에게 ‘세부적 선택이나 욕구’따위를 인정하지 않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이 숨어 있는 것 같아 얼굴이 화끈거린다.

연말이면 이웃사랑의 분위기가 넘쳐흐르고 선물꾸러미를 가득 들고 복지기관이나 형편이 어려운 분들의 가정을 방문하는 발걸음이 분주해진다. 외면하고 사는 것 보다는 주변의 이웃을 살피려는 그 마음이야 참으로 소중하지만 우리는 때로 ‘우리 식대로의 나눔’을 실천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는 행사가 열렸다. 시작은 어느 중학교 교육복지사의 안타까운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겨울 바람이 매서운 등굣길, 얇디 얇은 가을 점퍼를 입고 등교하는 학생을 걱정한 교육복지사가 이를 지역의 한 ‘선한 사람’에게 알렸고, 그는 그 마음을 받아 안았다.

‘선한 사람’은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는 패딩점퍼를 아이들에게 선물하자며 주변 어른들의 마음을 모아 냈다. 모인 사람들의 직업도 제각각이라 카페사장님은 모임의 자리를 내 주고, 이벤트업체 사장님은 며칠을 불어 만든 풍선을 내 놓고, 건축가, 의사, 사회복지사, 시민단체활동가, 인테리어 기사, 자영업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동참했다.

이 활동이 특별한 이유는 철저히 ‘아이들의 입장에서’ 나눔을 실천한다는 것이다. 똑같은 브랜드, 동일한 패딩점퍼를 선물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원하는 품목을 아이들이 원하는 브랜드로 선물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는 우리 아이들의 옷이나 신발을 살 때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해 주지 않는가? 이 아이들도 비록 도움을 받는 처지지만, 평범한 아이들이 그러한 것처럼 본인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비록 생면부지이긴 하나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해주려는 어른들의 마음결이 빛나는 대목이다. 한편으로 이런 어른들의 마음이 사회 제도로 확장되길 기대한다. 미래의 희망이라는 아이들이 가정의 울타리와 보호속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복지 제도가 마련되면 좋겠다. 평범한 아이들처럼 일상의 생활을 누리고 살아가는데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국가가 해 준다면 우리 아이들의 삶은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선한 어른’들이 그랬던 것처럼 마음까지 헤아려주는 따뜻한 복지가 퍼져 나가는 2020년이 되길 기대한다.

/김연희(진주교육공동체 결 사무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