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남 워라벨 지수 전국 최하위라니…
[사설] 경남 워라벨 지수 전국 최하위라니…
  • 경남일보
  • 승인 2019.12.3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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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워라벨(일과 생활 균형) 지수 1위다. 네덜란드가 일과 삶의 균형을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노동자 평균 근로시간이 세계에서 가장 짧다는 것이다. 야근이 없고, 기혼여성의 경력단절이 없고, 일자리 차별이 없는 나라다. 네덜란드의 1인당 노동생산성은 우리나라보다 두 배나 높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네덜란드의 워라벨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압축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하기보다는 느슨하게 시간을 보내는 비효율적 근무관습이 생겨난 것도 장시간 노동 탓이다. 낮은 국민 행복지수, 높은 산업재해율과 자살률도 이런 장시간 노동과 무관하지 않다. 노동시간 단축은 시대적 흐름이다. 잘 정착되면 노동자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생산성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경남도가 전국 광역시·도별로 산출하는 일과 생활 균형지수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8년 기준 전국 17개 광역시·도별 워라벨 지수’에서 경남도는 100점 만점에 44.7점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인 50.1점에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지역별로 일·생활 균형 추세를 분석, 2023년 추정치를 100점 만점으로 잡는다. 지수가 50.0점이면 2023년 일·생활 균형의 50% 수준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2017년에 비해 전국평균 지수가 13점이나 올랐지만 경남의 상승폭은 그 절반인 7점 가량 오르는데 그쳤다.

노동부는 일·생활 균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확산, 지역별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뢰, 전국 지수를 산출하고 있다. 최근 직장을 고르는 가장 큰 요인으로 워라벨을 꼽는 청년들이 부쩍 늘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도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사업현장에서는 걱정도 많다. 어디까지가 노동시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혼선도 불가피하다. 국내 워라벨 지수는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다소 올랐지만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경남처럼 워라벨 지수 전국 최하위를 놔두고는 ‘과로사회’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다. 세계 최장 수준의 노동시간은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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