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불씨가 초원을 불태운다’
‘작은 불씨가 초원을 불태운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12.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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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대(경남도립남해대교수)
김홍대
김홍대

 

관광정보지식정보 시스템의 2018년 방한외래관광객 수 중 중국관광객이 470만명(14.7%)을 차지했다. 2016년 사드 사태 후 한한령(限韓令)으로 경직된 한·중 관계가 훈풍이 불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직후 나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답방설 등 양 국의 관계 개선 신호가 감지된다.

얼마 전 중국 교환학생들과 동대문을 방문했다. 중국이 1978년부터 시행한 ‘한자녀 정책’이라는 산아제한정책 시기에 태어난 세대 대학생인 ‘00後, ’즉 2000년 이후에 출생 학생들이다. 한 학기 동안 대학에서 교환학생프로그램을 마치고 귀국하기 전 서울의 대표 관광명소 경복궁과 동대문을 둘러본 것이다. 서울은 사드 이전 수준은 아니지만 관광지 곳곳에서 중국어를 들을 수 있었다.

‘00後’ 에 태어난 학생들은 물건 값이 좀 비싸고 메이커 상품이 전시된 정찰제 매장을 찾아갔다. 그곳엔 많은 사람들이 세금을 환급받기위해 줄을 늘어서 있었다. 대부분 중국인들이었다.

최근 젊은 중국인들의 소비패턴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00後’에 출생한 학생은 유명브랜드에 대한선호도가 더 높아진 것 같다.

한 블록 거리에 위치한 두 곳의 매장을 둘러보면서, 중국인들이 자주 방문하는 곳은 중국 문화를 활용한 가격 책정이 필요한 듯했다.

중국 모택동이 서신에 썼던 ‘작은 불씨가 초원을 불태운다’(星星之火可以燎原)와 같이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로 가격을 표시한다면 더 친근하게 다가가지 않을까?

중국에는 해음현상을 활용한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 해음은 한자의 동일한 소리와 가까운 소리를 이용하여 나타나는 일종의 수사법이다. 예를들면, 중국인은 숫자 중에 6, 8, 9자를 좋아한다. 6은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흐른다는 유(流)와 소리가 비슷해서 이고, 8을 부자 된다는 발재(發財)의 발(發)과 소리가 비슷해서고, 9는 오랫동안 이어진다는 구(久)의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해음 현상을 활용해 매장의 물건값이나 음식값을 책정하거나 또는 할인율을 정해서 표기해 둔다면 구매자의 욕구를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관광산업은 굴뚝이 없는 공장과 같다. 경기에 영향을 안 받을 수는 없지만 망하지 않는 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새해에는 더 많은 중국 관광객이 한국으로 입국하는 훈풍이 불기를 기대해본다.
 
/김홍대(경남도립남해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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