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돈 되는 숲’ 가꾸어야
새해엔 ‘돈 되는 숲’ 가꾸어야
  • 경남일보
  • 승인 2020.01.02 15: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재현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시인)
며칠 전 한국임업신문에 ‘산림경영지도원 2022년 2배(현 880명) 늘린다’는 기사를 접했다. 산림청이 맞춤형 경영지도와 전문 컨설팅, 임업인 전용 모바일 앱 개발 등을 통해 산주(山主)와 임업인의 소득 증대를 목표로 한 ‘산림경영지도사업체계 개선대책’을 발표한 것이다.

산림경영지도사업은 1978년부터 사유림의 경제적, 생태적 가치를 높이고 산림소유자와 임업인의 소득을 증대할 목적으로 산림조합에 위탁하여 시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산림 당국이 산림경영지도사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전국 142개 산림조합에 880명의 산림경영지도원을 배치하여 국민이 직접 산림을 가꾸고 임산물을 생산 판매하는데 필요한 기술과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첫째로 산림소유자와 임업인이 산림경영을 통해 소득을 증대할 수 있도록 임산물 유통정보와 판매처 확보 등을 지원하고, 친환경 우수농산물, 산림경영인증 등 필요시 각종 행정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맞춤형 지도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산림경영지도원이 국민과 소통을 강화하고, 산림정책의 현장 이행, 임업인의 소득증대 등 산림경영지도사업의 핵심 주체로서 갖추어야 할 역량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도록 했다. 셋째로, 기존 산림조합중앙회 누리집을 통해 산림경영 관련 기술정보 제공 및 Q&A 형태로 운영하던 ‘산림경영지원시스템’을 모바일을 통해 현장에서 직접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현장맞춤형 상담을 강화하기 위해 산림경영지도원은 모바일시스템이 탑재된 PC를 통해 산림경영 현황, 산주와 임업인의 정보, 산림사업 이력 등을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임업인 전용 앱을 개발하여 담당 지도원과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넷째로, 산림경영지도원별로 관리해야 할 산림면적을 현실화하고, 관할 행정구역을 지정하는 등 새로운 배치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산림자원을 전공으로 하는 학과가 설치된 대학이 국립과 사립을 다해 20개 대학을 넘지 않는다. 물론, 이와 관련되는 유사학과가 설치된 대학도 많지 않다. 한 개 대학의 한 학과에서 매년 30명 안팎의 인원이 배출된다고 하면, 대략 600명 선이고, 이들이 모두 산림경영지도원이 된다고 해도 그 인원은 충족하지 못한다. 이건 순전히 숫자로만의 계산이지만 작금의 청년 일자리가 모자란 국가적 상태에서라면 일자리가 많이 생긴다는 것이고, 이는 청년들에게 희망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 산림의 현실은 국유림의 경우를 제외한 사유림은 영세하고, 제대로 된 숲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독일이나 이웃 일본의 숲을 보고 와서 우리 숲을 보면 어디에 눈을 둬야 할지 고개가 숙여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열악한 사유림을 돈 되는 숲으로, 경영가치를 높이는 숲으로 만든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뿐만아니라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준다는 것만큼 좋은 일도 없다. 물론 기술이 축적된 산림조합의 기존 직원을 활용할 수도 있지만 막 졸업하는 취업자들에게 전공기술을 살리게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과거 IMF 시대 산림당국에서는 산림의 가치를 높이고 공익적인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숲가꾸기공공근로사업’을 실시했고, 매우 성공하였다. 이후 이러한 산림사업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산림은 묵혀놓은 재산처럼 숨겨진 채로 있게 되었다. 따라서 이런 정책이 효율적으로 발휘되어 청년들의 일자리도 늘어나고 사유림의 숲도 건전하고 좋아진다면 이처럼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청년들에게는 일자리와 희망이 있어야 한다. 관련 공부를 하고 졸업을 하면 사회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더욱 열심히 학업에 정진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일이 당국과 앞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할 일이다. 무엇보다 지금 세대는 먹거리의 문제와 아울러 사회에 봉사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기 원한다. 그것이 국가를 부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숲이 돈이란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